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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이 Aug 11. 2020

내 얼굴은 성공할 관상

성공할거야

내가 취업난에 허덕이고 있을 시절, 그때는 뭘 해도 정신무장이 힘들었던 것 같다. 같이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끼리 동질감을 느끼며 마냥 슬퍼 할 수도 없었고, 먼저 취업을 한 친구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힘들었던 것 같다.


내가 취업의 힘듦을 털어내는 사람은 세 명의 사회인이었는데(애초에 친구가 얼마 없음 주의) 그들의 위로는 어느 정도 정형화되어 있었다.


“에휴”

“힘들지”

“잘될 거야”


가끔은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그러니까 더 열심히 해”


친구들에게 멋지게 밥을 사주는 날을 기다렸는데, 현실은 “또, 떨어졌어”를 외치는 모습이라니.
내가 쭈구리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 지겨웠던 만큼, 친구들도 나를 위로하는 게 점점 지겨워졌을지도 모른다.

그때 나에게 뜬금없이 위로가 됐던 말이 있었다.
“야. 너는 성공해. 왠 줄 알아? 너 딱 얼굴이 성공할 관상이야”
자주 만나지 못하는 친구였는데, 밑도 끝도 없이 내가 성공할 관상이라는 독특한 응원을 해 주었다.
당시에 나는 그 친구에게 관상 볼 줄 아냐는 말로 받아쳤지만, 근거 없는 말이어도 그런 게 꽤 먹힐 때가 있다.

한동안은 그래서 거울을 보면서 주문을 외우듯이 말했던 것 같다.

“난 성공할 관상이다”
“난 성공할 관상이다”

하다 보면 내가 뭐에 씌었나 헛웃음이 나올 때도 있는데, 가끔 해 보시라.
피식하고 웃게 될 지어다.

그래서 내가 성공을 했냐고 물으신다면, 글쎄. 아직 아닌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성공할 상이다.
아직 그때가 오지 않은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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