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목포 여행 에세이 - 같은 장소의 각자 다른 삶, 갈림길
목포의 오래된 풍경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더니 누군가 댓글을 달았다. "중고등학교를 목포에서 나왔는데.... 지금은 많이 달라졌겠죠?"라고. 민어를 꼭 먹고 오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목포라는 도시가 나에게는 예전 회사 추억과 옛 주변 사람들의 기억이 스며있는 곳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여전히 삶이 연속되는 장소가 될 수도 있고, 인스타그램에 댓글을 남겨준 그분처럼 학창 시절의 추억이기도 한 게 새삼 신기하다. 같은 장소이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각각 다른 추억의 장소라는 게 새삼. 때마침 학교 안을 걷고 있는 교복 입은 여자아이 둘. 아까 내게 댓글을 남겨준 그분의 어린 시절 모습이 저랬을까? 하면서 내 어릴 적 졸업사진을 찍던 학교 안 나무 밑 벤치가 떠올랐다.
날도 덥고 꽃게살 비빔밥에 배도 불러서 "커피나 한 잔 하고 갈까?" 하면서 카페를 갈까 하다가 마음이 바뀌었다. 이상하게 더 걷고 싶었다. 오늘은 이렇게 오래된 풍경 안에 속하며 여러 가지 추억을 떠 올리고 싶어서. 그래서 계속 걷고 싶었다. 걷다 보니 목포여중 옆으로 해서 '다순구미마을'로 향하고 있었다.
목포를 짧게 여행한다면 목포여객선터미널 쪽에 게스트하우스를 잡아놓고, 해안동 일대에서 식사를 한 다음에 도보로 목포여중, 유달초등학교로 해서 유달산 공원을 한번 올라가 보면 좋다. 유달산은 목포시 전경과 목포에 면한 서해바다 경치를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그 밖에도 드라마 <호텔 델루나>를 촬영했던 목포 근대역사관도 여기서 걸어서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어서 온금동, 다순구미마을까지 안 가더라도 목포여중 쪽까지는 도보 여행하기가 좋은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