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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메 May 11. 2021

프리랜서 1년 차 회고록

나는 어쩌다 프리랜서가 되었나

작년 5월부터 어쩌다 보니 프리랜서로 일을 하고 있다. 말이 프리랜서지 외주가 없는 달에는 그저 백수이기도 하다. 다시 직장인으로 돌아가느냐 외주를 따오기 위해 제안서를 쓰느냐 사이에서 갈등과 고민을 반복하는 프리랜서 1년 차이지만 혹시 프리랜서가 되고 싶은 분께 나의 경험이 도움이 될까 싶어 글을 쓴다. 


2020년 1월~6월 : 백수

두 번째 퇴사와 함께 나는 백수가 되었다. 이 때는 창업에 욕심이 생겨서 열심히 정부지원사업 과제 2개를 열심히 진행하고 있었다. 하나는 여행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이었고, 다른 하나는 여행의 취향을 분석하는 아이템이었는데 둘 다 실패로 끝이 났다. 또 여러 교육을 쫓아다니며 뱁새 가랑이 찢어지던 시기이기도 했다. 창업에 교육에 몸이 바빠서 그런지 딱히 다른 회사로 이직해야겠다는 생각을 못했던 것 같다. 


듣고 싶은 교육은 모조리 들었던 그때 그 시절


2020년 7월~10월 : 전 회사에 외주 사업을 제안하다

바쁘게 지내던 중 전 회사에서 맡아서 하던 일이 있었는데 20년에는 일손이 부족해서 그 사업을 외주로 돌린다는 연락을 받았다. 여러 가지 업무가 섞인 사업이라 회사에서도 마땅한 회사를 찾기 힘든 상황이었고, 나도 2년 동안 맡아서 했던 업무라 크게 어렵지 않게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아 외주를 따왔다. 마침 창업 준비를 하며 사업자등록을 마친 상태라 수월하게 진행되었고 처음 프리랜서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열심히 카페에서 일하던 시절


선뜻 외주를 맡겨주신 전 회사에 너무나도 감사하지만 당시엔 감사함과 동시에 굉장히 모든 상황이 뻘쭘했다. 전 직장에서 눈물을 흘리며 퇴사를 했는데 다시 프리랜서라며 회의에 참석하는 일은 물론 외주를 맡겨달라고 말 꺼내기도 정말 정말 정말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처음 프리랜서가 되기 위해 필요했던 것

1. 전 직장 : 일단 전 직장이 있어야 나를 알고 외주를 맡겨줄 곳이 생긴다.
2. '이 사업을 저에게 주세요'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 + 거절했을 때 다시 다가가는 용기
3.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미리 예상해서 대처법 제안하기


2020년 10월 : 전 직장 거래처 이사님이 프리랜서 업무를 의뢰하다

첫 프리랜서 사업이 마무리되어갈 때쯤 전 직장 거래처 이사님이 연락이 오셨다. 급하게 관련 사업을 진행해야 하는데 일손이 부족하시다고 3주만 짧게 일해줄 수 있냐는 연락이었다. 전화를 받고 두 가지 마음이 공존했다. 하나의 프로젝트를 끝냈으니 잠깐 쉬고 싶은 마음과 쉬면 뭐하니 얼른얼른 일하자라는 마음. 결국 프리랜서 초기엔 고생 좀 하자라는 마음에 일을 감사히 받았다.


교육 프로그램 기획과 촬영


프리랜서도 두 번째 업무를 수주하기 위해 필요했던 것

1. 전 직장 : 역시 전 직장에서의 인연으로 두 번째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2. "저 이제 프리랜서로 일해요"라고 조금 쑥스럽지만 지난 직장의 인연이 닿은 분들께 알리기
3. 프리랜 서니까 고생 좀 하자는 약간의 어른스러운 마인드



2021년 3월 : 전 직장에서의 재의뢰 

전 직장에서 관광 코스를 개발 외주를 의뢰해주셨다. 혼자서 하기 벅찬 업무였지만 다행히 같이 일했던 박사님께서 같이 일해주셔서 무사히 마무리 작업 중에 있다. 


코스 개발과 사진 촬영
프리랜서 1년 차의 앞으로의 고민

1. 나의 확장성 : 나는 여행업계의 프리랜서이다. 주로 사업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일을 하고 있는데 이 업무가 크게 전문성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프리랜서도 나의 역할을 더 확장하기 위해 내가 더 필요한 스킬과 지식은 무엇인지 또 나를 어떻게 브랜딩 할 것인지 고민이다.

2.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하지 : 감사하게도 1년 차까지의 일들은 업체에서 나를 먼저 찾아주셔서 업무를 진행했다. 이제 내가 직접 새로운 클라이언트분들을 만나기 위해 먼저 제안해야 하는 상황인데 제안서 작업이 쉽지가 않다. 2번 시도해봤지만 두 번 다 마무리도 못하고 허무맹랑하게 끝나버렸다. 

3. 동료가 필요해 : 나는 성장에 갈증을 많이 느끼는 사람이다. 주변에 동료가 없으니 그 성장이 더딘 게 너무나도 느껴진다. 멋지게 일하는 동료에 대한 갈증이 자꾸자꾸 나를 괴롭힌다.

4. 어떻게 하면 더 나은 퀄리티로 일을 할 수 있을까 : 업무는 최선을 다해서 진행하지만 아직까지 크리에티브 하게 업무를 진행한 적이 없다. 그냥 최선을 다해 클라이언트의 요청대로 최선을 다했을 뿐이다. 프리랜서로 차별성을 갖기 위해선 크리에이티브한 기획으로 먼저  제안을 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한데 아직 그게 너무 어렵다.


내가 앞으로 프리랜서로 일을 진행하고 있을지 아니면 다시 멋진 회사에서 좋은 동료들과 일을 하고 있을지는 모르겠다. 한 때 나도 프리랜서다 디지털 노마드다 하며 시간으로부터 자유로운 업무의 형태에 취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프리랜서든 직장인이든 업무의 형태만 조금 다를 뿐 일을 한다는 것은 동일하다. 자신이 원하는 커리어의 목표와 비전이 있다면 업무의 형태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는 것을 느끼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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