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편두통은 울렁거림을 동반한다. 울렁거리지 않으면 편두통이 아니다. 올해가 되기 전 1년에 한 번 정도 찾아왔던 편두통이 올해 들어 벌써 두 번째 나를 찾아왔다. 아무래도 책 출간 후 고민이 많아져서 그런 것이겠지.
금요일부터 몸이 좋지가 않았다. 금요일은 5시 30분부터 연속으로 강의가 있는 날이다.
세 번째, 네 번째 수업을 진행하는데 말을 하는 나 자신이 힘들었다. 그저 힘든 거겠거니 했다.
토요일 남편과 마트를 다녀오면서 두 명의 지인에게 이런저런 조언들을 해 주면서 또 한 번 말을 하면서 머리가 눌리는 현상을 경험했다. 무엇인가 몸이 신호를 보낸다는 것을 눈치를 챘어야 했다.
잠을 자다 지독한 통증에 눈을 떴다. 새벽 4시 30분. 태어나 처음으로 자다가 두통으로 잠을 깼다. 얼굴은 차갑고 창백해지고 모두 소화되어 나올 것 하나 없는 위는 말도 안 되는 헛구역질을 시작했다. 나는 이때까지도 편두통의 침입을 깨닫지 못하고 타이레놀을 먹고 누웠다.
진정되지 않는 울렁거림과 두통 그리고는 그제야 편두통이 찾아왔음을 꺠달았다.
허겁지겁 편두통 약을 집어먹고 잠을 청했다.
편두통은 시작하기 전에 잡아야 한다. 시작을 하고 나면 뿌리는 급속도로 자라 넓고 깊게 자리 잡는다.
하루종일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다. 극심한 통증은 가라앉았어도 몸의 상태는 엉망이 된다.
진행하고 있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만드는 가장 공격적인 통증이다.
편두통이 싫은 이유는 어지러움과 울렁거림을 동반하는 무기력과 포기를 동반하기 때문이다.
계획해 놓은 작업들을 모두 그만두고 싶어 진다.
해야 할 것을 내려놓고 스스로의 통증에만 집중하게 하는 편두통은 참으로 나쁘다.
이번에는 편두통에 잡혀있고 싶지 않았다.
억지로 할 일들을 수행하고
멈춰버릴까 했던 일을 끝내 쥐고 있고
뒤집어 버릴까 했던 일들을 놓지 않았다.
그리고 갑자기 이 감정을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벽의 편두통은 17시간 만에 글을 쓰게 만들었다.
수년간 생각만 해오던 브런치 작가에 도전하게 만들었다.
새벽의 편두통은 친구인가 적인가
어색한 친구보다 차라리 거친 적이 낫다. 적은 나에게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는 계기를 준다.
질투는 나의 힘이다. 편두통에게 질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