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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순 Aug 08. 2022

위수정, 은의 세계

무덤이 조금씩

#무덤이 조금씩 

약 이 주 전부터 위수정의 단편집을 독서모임에서 읽기 시작했는데, 대체적인 이야기는 '이미지나 풍경을 아주 잘 그린다. 그런데 이야기의 구조가 단단하거나 캐릭터가 강하게 살아있는것 같지는 않다'였다. '무덤이 조금씩'은 인상적인 단편이다. 다른 소설들보다 분량이 긴 감이 있고, 많은 이야기를 녹여 내려고 한 것 같다. 죽음, 생명, 잉태, 불모, 관계의 헤어짐, 대략 이런 이야기를 하려는 것 같았다. 네 사람이 등장하는데, 두 커플이다. 한국인 여자와 남자, 그리고 영국 사람 헨리와 조슈아. 각 인물의 입장에서 똑같은 사건을 다르게 해석하는게 재미있었다. 감정들도 다르고 말이다. 역시 사람이 이렇게나 다르다. 같은 시간과 공간에 있으면서도, 각장의 입장과 감정, 생각에서 그 시간과 공간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때로는 소설 속에서 지나치게 그로테스크하고, 끔찍하게 생생한 묘사도 있다. 굳이 이런 부분까지 넣는건 뭘까.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좀 심하긴 한데, 그것도 뭐 작가의 취향과 스타일이다. 묘사를 참 잘 하는것 같고, 한국인 인물들은 너무도 암울하고, 우울하고, 속이 뭔가 비어 있는것 같고, 불모에 가까우며, 죽음을 두려워한다. 유럽, 해외 여행지에 가서, 우연히 현지인의 집에 초대 받아서, 그 집에서 보고 느끼는 것들을 묘사하는 설정은 참 좋은것 같다. 여행. 두 사람이 여행을 간다. 그곳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난다. 그리고 인물들의 이전까지 숨겨왔던 감정들이 이 새로운 공간에서 드러난다는 설정.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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