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여행, 시월 한국의 가을, 해외러의 눈에 비친 한국
우리의 목적지는 울릉도였다. 가는 길에 월정사에 들렀다. 일요일임에도 사람이 (내 기준으로는) 무지무지하게 많아서 깜짝놀랬다. 와! 일요일인데도 이렇게나 가을 단풍객들이 많구나! 토요일이 아니라, 사람들이 많이 빠졌을거라고 기대했지만, 월정사 매표소 근처 혹은 여기저기에 차들이 주차를 해 놓고 단풍을, 돌아오지 않는 이 가을을 즐기고 있었다.
본격적인 울릉도 여행에 앞서 전날밤을 묵호항에서 머물고 그 다음날 묵호항 터미널로 이동했다. 여기에 무료 주차 공간이 있어서 차를 주차해 놓고 묵호에서 울릉도까지, 그리고 울릉도에서 머무를 때 (운이 좋으면) 독도를 방문하기로 했다. 식사는 오대산 가마솥 시당에서 산채 정식 2인분, 황태구이를 먹음. 이 식당에서 거의 오후 두시가 다 되어 식사를 했음에도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이제는 약간 온라인 검색을 하는 맛집에 대한 회의가 몰려든다. 네이버 지도에서 식당검색 결과 999+가 있는 곳을 선호했는데, 우선 사람들이 과도하게 많아서 음식이 맛이 좋아도 코로 들어사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혼돈 속의 식사였다. 산채 반찬도 3/5점, 황태구이는 3.5/5점. 소스가 좀 양이 적고 덜 달았으면 좋겠네~.
월정사와 울릉도를 방문하는데 날씨 하나는 참말로 끝내주게 좋았다. 모든 여행은 날씨가 80이 아니던가. 날씨가 쨍하니 마음에도 막 볕이 든다. 심지어 경기도에서 강원도까지 고속도로가 뻥뻥 잘 뚫려 있어서, 일부 정체 구간을 제외하면 수월하게 운전할 수 있을듯! 이번 여행내내 70엄마의 노고가 대단하셨음. 미국 시골에 살아서 단순 운전에만 익숙하여, 한국에서의 운전은 엄두를 못내었는데, 그래도 살곰살곰 움직이면서 기동력을 키워야 한다!
미국에서 살면서 괜히 사이즈만 커졌다! 먹는 양도 미국식 양이 되었고, 땅크기를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졌다. 경기도에서 강원도 강릉까지 세 시간이면 오네! 하는 생각이 들더라. 그렇다고 미국에서 운전을 막 자유롭게, 기동력있게 움직이는가? 그것도 아니면서 말이다. 미국에선 일-집-일-집을 무한반복한다. 주말에 용기를 내어 한시간 반 운전하면 장하다! 그러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돈 모아서 미국내 국내 여행도 짬짬이 해야지! 혼자 다니기 겁나면 (운전 사고 날까봐) 패키지 쫒아 다녀야지! 이런 큰 마음도 먹게 된다.
여행은 내게 이런 용기를 준다.
첫날 숙소는 묵호항 주변 ㅇㅇ펜션. 솔직한 내 후기는 ‘팬션은 나와 맞지 않아’임. 아고다에서 사진보고 항구에서 가깝다고해서, 또 마음은 급해져서 무조건 패밀리룸으로 예약했다. 펜션 사용후기는 ‘사십대 나에게 펜션은 무리올시다’임. 특히나 70대 우리 부모님에게는 계단 오르내리기가 힘들어서 더더욱 무리였음. 펜션을 일반화하여 부정벅으로 말하고 샢진 않으나 난 펜션보다 침대있는 호텔이 더 낫다. 야외 수영장 사진도 그저 사진일 뿐. 물도 다 빠져 있었다. 이 펜션의 유일한 장점은 바다 뷰가 한눈에 들어온다눈 것. 여행에서 ‘숙소‘가 이렇게 중요할 줄이야! 이번 한국 국내 여행에서 내 마음에 쏙 들었던 숙박업소는 탑클라우드 군산, 그리고 진도 솔비치. 비수기라 가격이 좋았고, 깔끔하고 편안했음. 탑클라우드는 체인이라고 한다. 개인 운영하는 전주 카이@, 묵호 ㅇㅇ펜션은 굿바이~.
그래도 그 고생을 하고 겨우 힘들게 도착한 울릉도. 전체 여행에서 이튿째날 아침 0810시 배를 타고 1100시에 도착함. 꼬옥 멀미약 먹어야 한다. 울릉도에도 항구가 여러개인데 우리가 도착한 항은 도동항이다. 따개비 칼국수 먹고 두개의 산책로를 천천히 걸었다. 맞다. 나는 한국을 떠난 지 십년이 된 준-외국인이라, 그냥 패키지로 가이드 쫒는 여행도 아주 편안하다. 또 부모님이랑 같이 가는 여행인데 내가 가이드할 능력이 안되는지라 운전수 겸 가이드분이 여기저기 보여주니 편하도다!
봉래폭포: 좀 걸어야 함. 그래도 시원~한 물줄기!
내수전 전망대: 여기도 좀 걸어야 함. 계단의 압박감이 있으나 전망이 참 좋음. 독도는 안보였음.
촛대바위: 사진찍기 좋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