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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디언트 Dec 03. 2021

11월의 신부가 될 친구에게

그리고 친구의 남편(이 될 사람)에게.


긴 세월에 변하지 않을 그런 사랑은 없겠지만
그 사랑을 기다려줄 그런 사람을 찾은 거야

- Antifreeze, 백예린 '선물' -



친구에게.


올 거 같지 않았던 11월, 멀게만 느껴지던 겨울은 이미 우리 앞에 와있고 많은 사람들의 진심 어린 축하와 격려 속에 두 사람이 진짜 부부가 되었구나.

항상 입버릇처럼 얘기하던 '말하는 대로 이루어지는 우리의 로망'들은 이렇게 하나씩 현실이 되어 가네.

함께이기에 한살 한살 들어가는 나이에 대한 마음의 무게도, 인생의 크고 작은 딜레마나 슬럼프도 별로

두렵지 않게 해주는 나의 친구야.

인생의 가장 좋은 날에도, 가장 슬펐던 날에도 항상 옆을 지켜주던 서로에게 이제는 우리의 우주가 바뀔 만큼의 멋진 또 다른 세계가 새로이 생겼네.

매년 봄에 처음으로 피는 꽃을 함께 보고,

여름이면 가장 먼저 바다로 같이 달려가고,

가을엔 평소 자주 가던 좋아하는 곳에서 캠핑을 하며,

겨울엔 내리는 눈 속 찾아온 크리스마스의 작은 홈파티를 함께할 영원한 베프이자 언제나 네 편이 되어줄 듬직한 너의 사람. 그런 누군가가 생긴다는 건 인생에서 가장 값진 일이니까.

그 축복 속에서 너의 새롭게 시작하는 삶을 마음껏 누리고 행복하기를 기도할게.

누가 뭐래도 가장 사랑받을만하고, 어디에서나 존중받을 만한 너를, 그런 너의 가치를 알아보고 환영해준 새로운 가족이 생긴 것을 진심으로 축하해.



p.s 이제 또 우리 재밌는 일 뭐가 남았지? 맞아 셀 수 없어♥︎ -생일 2개월, 결혼 6개월 합 8개월 인생선배 숑파리댁이-







친구의 남편에게.


이전엔 친구네 회사 대리님, FoD 멤버에서 이제 코하쥔장님, 소피앤마르코 이사님, 친구의 남편이 된 오빠. 어쩌면 남경이가 오빠를 만난 건 우연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요.

그만큼 두 사람은 운명처럼 만났고, 뜨겁게 사랑해서 지금처럼 멋진 일이 펼쳐졌으니까요. 이제는 그 누구보다 남경이에 대해 잘 알고, 어느 때나 남경이를 가장 아끼고 사랑해줄 오빠. 오랜 시간 남으로,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아왔던 두 사람이라 사소한 문제들에 마주하고 부딪히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그럴 때마다 오빠가 이 편지를 보면서 조금이라도 마음의 위안을 얻고, 이 작고 귀여운(?) 친구를 넓은 마음으로 보듬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에요.


17년 동안 제가 봐온 남경이는 키는 작지만(남경이는 또 까무러치겠죠), 작은 거인이라고 생각할 만큼 강인한 정신과 단단하고 곧은 마음을 가졌어요. 삶의 여러 문제나 고비가 있을 때마다 누구보다 어른스럽고 믿음직스럽게 자신의 자리와 신념을 지켜가며 행동하고, 동생들에게는 원더우먼 같은 누님으로 친구들에게는 언제나 믿고 기댈 수 있는 쿠션 같은 존재가 되어주었거든요.

가끔은 했던 얘기를 처음 말하듯 신나서 몇 번이나 하기도 하고, 배터리가 금방 방전돼 초점 없는 눈동자를 내비치기도 하고, 할 말이 고갈된 건지 생각 회로가 멈춘 건지 입에 지퍼를 달아버리기도 하고, 기분이 나쁘고 서운한 게 있을 땐 우주의 기운을 모아 마음에도 없는 나쁜 말을 하는 흥분한 말티즈 같더라도.

이제 오빠의 삶에서 가장 첫 번째, 0순위가 되어야 할 존재이자 서로의 단점과 약점까지도 사랑으로 품고, 이해해줄 수 있는 인생의 동반자가 되었으니까요. 가끔은 서로가 외계인처럼 느껴질 때가 있겠지만, 그 또한 살아가며 한 번쯤 겪고 지나가야 할 일이기에 둘이 함께 지혜롭게 헤쳐나가기를 바라요.

두 사람이 펼쳐나갈 앞으로의 모든 날, 모든 순간을 축복하고 응원해요! 남진커플, 동경부부 포에버!



p.s 사물(갱갱)이 눈에 보이는 것보다 귀여울 수 있음. -김다윤동진에서 김다윤을 맡고 있는 오빠 부인 친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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