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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리 Dec 13. 2022

매일 글쓰기 약속 2

군대에서 만났던 연예인

 아이를 등원시키고 여유 있게 라디오를 듣고자 앉았다. 방탄소년단의 진이 오늘 입대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건강하고 무사한 군 생활을 기원하며 추운 한 겨울 들어가는 그를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나는 한 켠으로 그 척박한 산골에서 찌들어 살고 있던 많은 아미들이 진을 마주할 기대에 얼마나 설레고 설렐까라는 상상이 들었다. 군 생활을 하던 시절 내가 있던 부대에, 내가 지휘하는 부대에 연예인이 오면 어떨까라는 상상의 나래를 펼친 적이 있었다. 최대한 위엄 있게 다른 용사들과 다름없이 해야지라는 다짐은 물론 이어니와 표정 관리 못하고 너무 좋은걸 못 숨기면 어떡하지 등등..


 한 5년 전이었나 화천 깊은 산골에서 근무할 때였다. 평소와 다름없이 첩첩산중의 꼬불한 산길을 운전해 광불령 고개를 넘어가려 하는데 오늘따라 외지의 큰 택시들이 곳곳에 있는 것이 보였다. 무슨 일이지 의문을 가지고 출근하니 '외톨이야.'로 유명했던 가수가 입대를 한다는 소식을 그제야 들었다. 급하게 들어온 군대라 조용히 들어가고자 했으나 그 소문은 알음알음 팬분들이 어떻게 아셨는지 그 새벽에 어디서 출발한 것인지도 모를 택시와 함께 시골마을에서 기다리는 정성이 느껴졌다. 아 연예인은 정말 다르구나 느끼기도 했다. 훗날 어느 훈련 때 그분을 스쳐 마주친 적이 있었으나 뒤에서 용사들이 '저 사람이 정용화입니다.'라고 알려줬기에 알았지 그저 성실하고 열심히 군 생활을 하는 군인으로만 느껴졌을 뿐이다.


 군 교회에서 멋있게 드럼으로 찬양을 인도하던 대성을 만났던 기억, 너무 뛰어난 가창력으로 눈앞에서 깜짝 놀라게 했던 서은광 님 그리고 다양한 재능과 끼로 군악대에서 활동하셨던 훌륭하신 분들을 뵈며 정말 본업을 할 때는 다르구나 생각했다. 또한 덕분에 그들이 복무하는 동안 부대의 축제가 많은 연예인과, 수준 높은 공연으로 화려했던 것도 부인 못할 사실이다. 어려움이 많았을 텐데 진심으로 부대를 위해주던 마음에 그들의 더 큰 팬이 되기도 했다. 축제를 준비하는 아주 이른 시간부터 각양각색의 머리 색을 가진 외국인 팬들이 커다란 대포 카메라를 들고 앉아 기다리던 모습도 그 시골에서 매우 생경했던 기억이다.


 직접적으로 그들의 군 생활을 보거나 겪은 것은 아니기에 함부로 말할 수 없으나 대체적으로 사회생활을 어느 정도 하고 들어온 여타 다른 용사들처럼 조직생활에 성실히 금방 적응하고 지낸다고 들었다. 바쁘게 사회생활을 쫓겨하다 들어온 용사들은 오히려 군대 생활의 무료한 규칙과 단조로움에서 안정과 여유를 느끼고 생각을 가다듬을 기회로 만들던 것 같았다. 유명인으로서 단체 생활을 하는 그 어려움을 감히 상상할 수는 없겠지만 건강하게 군 생활 잘 마치고 다시 멋진 음악과 무대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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