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우즈베키스탄:

지금 왜 세계가 이 나라에 주목하는가

by Miracle Park

# "1980년대 한국 같다더니, 이제 달라졌다"

2025년 8월, 4년 만에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 다시 발을 디딘 KOTRA 전문가의 첫마디가 화제가 됐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처음 근무했을 당시만 해도 이곳은 유명 프랜차이즈와 커피 전문점조차 찾기 어려운 나라였고, 한국에서 방문한 이들은 "1980년대 후반~1990년대 초반의 한국과 비슷하다"고 말하곤 했다. 그런데 불과 4년 후, 타슈켄트 시내의 대형 쇼핑몰과 신도시 풍경은 그 기억을 단숨에 과거로 만들어버렸다는 것이다.


단순한 감상이 아니다. 숫자가 이를 증명한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2026년 우즈베키스탄 경제를 기술·혁신 성장 모델로 전환하겠다고 선포하며 GDP 1,670억 달러, 경제성장률 6.6%, 투자 500억 달러 유치를 국가 목표로 내걸었다. 실제로 2025년 3분기 실질 GDP 성장률은 7.6%를 기록했다. 이 성장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숫자보다 사람부터 봐야 한다.


# 3,600만 명, 그 중 60%가 30세 미만이다

우즈베키스탄 비즈니스 이야기에서 가장 강력한 카드는 바로 인구 구조다. 전체 인구의 약 60%가 30세 미만으로, 매우 젊은 인구 구조를 갖고 있다. 이들은 새로운 기술과 문화에 대한 수용성이 높고 교육열이 뜨거워, 비즈니스 성장의 강력한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젊은 인구는 단순한 노동력이 아니다. 소비자다. K-팝과 K-드라마를 유튜브로 즐기며 자란 세대, 스마트폰으로 트렌드를 읽는 세대, 그러면서 소득은 빠르게 오르고 있는 세대다. 1인당 GDP는 2024년 기준 3,092달러로, 2002년 383달러 대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서 상상해볼 만한 그림이 있다. 소비재 수출과 프랜차이즈 진출은 물론, 유통·물류·서비스 분야에서도 기회가 점차 넓어지고 있으며, 가격 경쟁력만을 앞세운 접근보다는 현지 소비 트렌드와 높아진 눈높이를 이해한 맞춤형 전략이 요구되는 단계에 들어섰다. 즉, "싸게 팔면 된다"는 시대는 끝났다는 뜻이다.


# "관광객 73% 급증"의 진짜 의미

관광 이야기를 꺼내면 이 나라의 변화가 더 실감난다. 유엔 관광기구(UN Tourism)에 따르면 우즈베키스탄은 2019년 대비 국제 관광객이 73% 급증하며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관광지 중 하나로 부상했다. 2025년 첫 11개월 동안 외국인 관광객은 1,070만 명을 넘어섰으며, 관광 서비스 수출 수익도 4억 4천만 달러를 돌파했다.


사마르칸트, 부하라, 히바. 실크로드의 고도들이 2,000년 만에 다시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중앙아시아의 '숨겨진 보석'이라는 수식어가 이제는 과장이 아닌 현실이 됐다. 비자 자유화, 직항편 확대, 공항 인프라 개선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우즈베키스탄을 틈새 여행지에서 주류 여행지로 변모시키고 있다.


관광 산업의 성장은 단순히 호텔과 식당의 매출 증가에 그치지 않는다. 외국인이 몰려들면 국가 이미지가 올라가고, 이미지가 올라가면 투자도 따라온다. 관광은 우즈베키스탄의 '명함'인 셈이다. 2026년에는 사마르칸트에서 제59차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까지 개최될 예정으로, 국제적인 주목도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 타슈켄트가 공사장이 된 이유

2045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될 타슈켄트 마스터플랜에 따라 300여 개 부지가 재개발될 예정이며, 1단계로 2025~2026년간 65개 프로젝트가 시행된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타슈켄트의 투자 프로젝트 265개(75억 달러 규모) 추진을 통해 주거 단지, 쇼핑몰 건설, 신규 기업 설립, 일자리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이 공사판에 글로벌 기업들이 줄지어 들어오고 있다. 자동차 분야가 대표적이다. 현지기업 루델(Roodell)이 지작 경제자유구역에 자동차 조립공장을 건설해 기아의 K5와 셀토스 생산라인을 가동하고 있으며, K8 등 신규 차종 도입도 예정되어 있다. 우즈베키스탄에는 르노, 폴크스바겐 등도 현지에서 완성차를 생산하고 있거나 준비 중이다.


한국의 존재감도 뚜렷하다. 한국난방공사는 2025년 9월 우즈베키스탄 현지에서 사업 점검과 기술 포럼, 정부 고위 인사와의 면담을 통해 K-난방 시스템의 제도권 진출 기반을 다졌다. 이는 단순한 난방 시스템을 넘어 스마트 계량기, 에너지 관리 시스템(EMS) 등 한국의 스마트시티 기술이 적용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준다.


투자 규모를 보면 이미 이 나라가 얼마나 달라졌는지 실감된다. 2017년 이후 우즈베키스탄이 유치한 총 투자액은 1,880억 달러이며, 그 중 외국인 투자는 870억 달러로 46%를 차지한다. 2024년 한 해에만 360억 달러의 투자가 유치되었고, 560개 이상의 프로젝트가 착수됐다.


# WTO 가입,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까

2026년 우즈베키스탄 비즈니스 뉴스 중 가장 큰 사건은 WTO 가입 여부다. 우즈베키스탄은 2026년 3월 26~29일 카메룬에서 열리는 제14차 WTO 각료회의(MC14) 전까지 WTO 가입을 완료하겠다는 목표를 공식 발표했다.


가입 협상은 사실상 마무리 단계다. 2025년 12월 기준 33개 협상 대상국 중 32개국과 양자협상을 완료하였으며, 대만과의 협상만 남은 상황이다. 12월 22일에는 러시아와도 WTO 가입 협상을 공식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WTO 가입이 왜 '게임 체인저'냐고 묻는다면, 이렇게 답할 수 있다. WTO 회원국이 되면 우즈베키스탄의 세계 시장 접근성이 개선되고 무역 장벽과 관세가 줄어들며 수출 다변화가 가능해진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향후 3년 안에 완제품 수출을 두 배로 늘릴 계획이며, 이를 위한 유일한 방법은 WTO 회원국이 되는 것이라고 직접 밝혔다.


# 외환보유고 612억 달러, '금의 나라'의 저력

우즈베키스탄 경제의 또 다른 든든한 기둥은 압도적인 외환보유고다. 2025년 12월 1일 기준 외환보유고는 612.3억 달러로 2013년 이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연초 대비 48.7%(200억 달러) 늘어났다. 외환보유고의 83.1%가 금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금 시세가 온스당 4,159달러를 돌파하며 전체 수치를 끌어올렸다.

우즈베키스탄은 세계적인 금 생산국이다. 이 풍부한 천연자원이 경제 안정성의 토대가 되고 있다. 신용평가사 S&P도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S&P는 2025년 5월 우즈베키스탄의 장단기 국가신용등급을 'BB-/B'로 유지하면서, 향후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금 가격 상승이 수출 및 재정 수입 증가, 외환보유고 유지에 기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 장밋빛만은 아니다, 냉정한 과제들

성장 스토리 이면에는 반드시 짚어야 할 현실이 있다. 우즈베키스탄은 풍부한 천연자원과 낮은 국가부채 비율, 높은 외환보유고라는 강점이 있지만, 수출 품목의 1차 원료 편중, 비경쟁적 경제구조, 관료주의와 부패 문제가 약점으로 남아 있다.


국가부채는 2025년 10월 기준 GDP 대비 32.3%인 439.7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2020년 178억 달러에서 5년 만에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성장의 속도만큼 부채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 주의해야 할 신호다.


지정학적 리스크도 있다.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원자재 가격 변동, 지정학적 불안이 성장을 둔화시킬 수 있으며, 특히 러시아·중국 등 주변 강대국과의 협력 관계에 변화가 생길 경우 에너지 수출 및 해외 송금 감소라는 충격에 노출될 수 있다.


이중내륙국가로서 물류 비용과 관세 장벽이 높다는 구조적 약점도 여전하다. 바다가 없는 나라에서 제품을 수입하고 수출하는 일은 기본적으로 비용이 많이 든다.


# 2026년 우즈베키스탄, 지금 들어가야 하는 이유

우즈베키스탄은 아직 성장의 정점에 도달하지 않은 시장이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기회가 남아 있다. '이미 검증된 시장'을 찾는 기업에게는 늦었을 수 있지만, '남들보다 먼저 들어가서 자리를 잡는' 전략을 구사하는 기업에게는 지금이 골든타임이라는 뜻이다.


결국 우즈베키스탄은 "될 것 같다"는 느낌에서 "되고 있다"는 확신으로 넘어오는 변곡점에 서 있다. GDP 성장률 7%대, 관광객 73% 급증, 1,880억 달러 누적 투자 유치, WTO 가입 초읽기. 이 나라를 여전히 먼 나라의 이름으로만 기억하고 있다면, 이제 지도를 다시 펼쳐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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