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이야기
유모차의 지옥에서 벗어나고 났더니 다음으로 기다리고 있던 것은 침대였어요. 제가 아이를 가지고 가장 신경 써서 해야겠다 생각했던 부분 중에 하나는 한국어 다음으로 수면이에요. 제가 평생 혼자서 잘 못 자는 불편함을 가지고 있어서 아이는 혼자 잘 수 있도록 해줘야겠다는 마음이 컸어요.
어릴 때 각자 방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실에 모여서 같이 잤던 기억이 있어요. 함께 잤던 추억이 좋아요. 늦둥이 막내였던 저는 뒹굴어가며 엄마 옆, 아빠 옆, 오빠 옆도 가끔. 좋았던 기억이 있지만 ... 그 결과 저는 성인이 되어서도 혼자 못 자는 불편함을 가지게 되었어요. 여행을 할 때마다 호텔보다 게스트하우스를 좋아했던 이유도 잠을 혼자 못 자니까. 남들이 코 골거나 소리를 내도 아예 못 자는 것보다는 조금이라도 자는 것이 나았어요. 점점 나이가 들고 다른 사람들의 소리도 불편해지면서 호텔을 선호하게 되었는데 혼자 잠을 자도 티비를 켜놓거나 불을 켜놓고 자야 해서 여행을 할 땐 수면의 질이 떨어져요. 여전히 남편이 훈련을 가거나 혼자 자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잠을 잘 못 자요. 노엘이가 오고 같이 자니까 훨씬 낫지만 그래도 혼자서도 잘 자고 싶은 열망은 여전히 있습니다.
언니들의 조언으로는 아이가 태어나고 나면 머리를 붙이면 잘 수 있게 될 것이야~~ 무섭기도 하지만 기대도 되고요^^ 아무튼 이렇게 꽤 오랫동안 혼자서도 잘 자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서 아이는 수면을 잘 할 수 있게 도와주고 싶었어요. 그렇게 찾아보니 수면 교육은 3세 이전에 이루어지는 것이 좋고, 그때쯤 혼자 잘 수 없다면 아마 평생... 힘들다는 ^^ 후자가 저의 경우 같더라고요.
그럼 언제부터 혼자 자야 할까?
미국은 집에 데려오는 날부터 아이 방 크립에서 재우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육아는 항상 케바케처럼 부모의 성향에 따라 어느 정도는 안방 베시 넷에서 재우는 가정들도 있고요. 그래도 큰 베이스는 분리 수면이고요. 생각보다 빨랐던 아이의 수면 독립이었어요. 그렇기에 남편도 당연~~히 독립 수면을 시키고 싶다고 할 줄 알았는데... 대. 반. 전. ^^
한국인인 저는 집에 오는 날부터 아이 방에서 혼자 재우고 싶다. vs 미국인인 남편은 안된다. 우리 안방에서 최대한 재울 수 있는 만큼 재우고 싶다.
듣고 보니 나라의 차이가 아니라 자신의 어린 시절 경험의 차이였던 것 같아요. 저는 혼자 자보지 못해 평생 혼자 못 자는 불편함 때문에 독립 수면에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는 반면, 남편은 언제 어디서든 혼자 잘 자는 성향이라 그 불편함을 모르니 그냥 끼고 있고 싶어 하더라고요. 제 욕심만 채울 수 없으니 그럼 최대 3개월까지만 안방에서 재우고 그 이후엔 아기방에서 독립 수면을 시키는 것으로 결정했어요. 과연 될지 모르겠지만요?! ㅎㅎ
그럼 여기서 생기는 문제. 그럼 크립만 사면 되는 건가?? 침대의 굴레가 시작되었습니다.
미국에서 사는 가정을 보니 보통 크립에서 처음부터 재우거나 + 신생아 때는 베시넷에서 재우고 크립으로 넘어가기.
미국에서 사는 한국 가정 중에는 + 크립 대신 범퍼침대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고요.
미국에서도 몬테소리 교육을 원하는 가정은 특수 침대가 나오는데 범퍼 침대 같은 바닥에 가까운 침대를 사용하더라고요.
저희는 강아지가 있어서 털이 바닥에 많이 있다 보니 범퍼침대나 바닥에 가까운 침대보다는 그나마 위에 있을 수 있는 크립을 선택했고요. 아 이제 끝났다 ^^ 생각했지만 베시 넷을 추가할 것인가 다음 고민 시작!
서칭을 하다 보니 크립은 갓 태어난 신생아의 경우에 엄마 허리가 살짝 아플 수도 있다고 하고요. 그러나 베시넷은 사용기간이 너무 짧아서 아깝기도 하고요. 베시넷도 찾다 보니 가격이 만만치 않아요. 둘째의 확신이 있거나 바로 물려줄 곳이 있으면 나쁘지 않겠지만 잠깐 쓰고 어떻게 해야 하지 몰라서 그럼 크립으로 버텨보자. 이렇게 결론이 났어요.
크립을 침실에 같이 두고 쓰다가 아기 독립을 할 때가 되면 옮겨서 쓰자. 이런 뭣도 모르는 안되는 생각을 잠시 했었답니다. ^^ 막상 크립을 조립하고 나니 크립이 진짜 크고요. 문제는 방문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점. 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썼었다가는 한 세 번 울었어야 했을 것 같아요. 그래도 안되는 것은 아닐 것 같아요. 이것저것 쌓아두는 것보다는 크립 하나로 버티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막상 조립을 하고 보니 아 나는... 아마 세 번 정도 울거나 남편이랑 한 번 싸웠겠다 생각이 들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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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어떤 크립을 선택해야 하는 건지 또 고민 시작 ^^ 인도에서 수련할 때 고민은 할 필요가 없다고 했는데 모든 것은 때가 되면 온다고요. 알죠. 압니다. 때가 되면 올 것이고 때가 되어야 될 것입니다. 그러나 육아용품 이것은 그리 쉽게 되지 않습니다. 미리 생각을 하게 돼옵니다. 옴~~
크립도 신생아용 크립 vs 컨버터블 크립 크게 두 종류로 나뉘더라고요. 신생아용 크립은 침대 옆에 두고 쓰다가 방을 옮기기도 수월하고 사이즈도 크지 않아서 숨 막히는 가구의 느낌은 없었어요. 그러나 역시 사용기간이 짧고요. 컨버터블 크립은 레일을 추가 구입하면 변형시켜 10대까지 사용 가능하다고 해요. 그러나 생각보다 크립 사이즈가 크더라고요. 컨버터블 크립을 선택하면 아마 방문을 오가기가 쉽지 않고 안방의 크기가 정~~말 넓지 않다면 생각보다 부피 차지가 있으니 잘 생각해 보고 설치할 곳을 정해야 할 것 같아요.
그래서 마지막 결론은 크립 + 아기방에 베시 넷 대신 팩앤플레이 Pack n play라는 아기침대/요람을 추가로 구입해서 안방에 놓고 쓰기로 결정을 했어요. 이유는 아무래도 셀프 산후조리할 땐 저희 방에 아이를 두고 에너지 효율이 좋게 돌아가야 할 것 같았어요. 그럼 아기방은 나중에 생각할까? 했었는데 주변의 조언으로는 낮잠이라도 아님 밤잠을 아기방에서 재우던지 아기가 자기 방에서 자 버릇 해야 한다고요. 2-3시간마다 수유해야 하는 신생아 때는 아이 방에 매번 가는 것도 무리 같아서 나눠서 하기로 했어요. 또 팩앤플레이는 혹시 아이 어릴 때 친구네 집에 가게 된다면 들고 가기도 괜찮을 것 같더라고요. + 블프를 앞두고 괜찮은 가격 $70에 기저귀 갈이대를 포함하여 세일 중이어서 구입을 하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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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아마존 팩앤플레이
가장 기본 제품 + 기저귀 갈이대 셋으로 선택을 했어요. 아직 사용 전이지만 팩앤플레이의 장점으로는 1. 설치가 간편하다. 접이식이라 펼치기만 하면 되고요. 그래서 이동도 나름 편하게 가능하더라고요. 2. 미국에서는 가격이 괜찮다. 세일도 워낙 많고 선택지도 다양하고, 블프 혹은 큰 세일이 없을 때라도 베이비 레지스터리에 등록 후 구입하면 베시넷에 비해 가격이 괜찮더라고요.
단점으로는 1. 아이가 뒤집기 시작하면 흔들릴 수 있고요. 2. 역시나 아이가 크면 사용 불가, 오래는 못쓰고요. 25파운드(약 11.5kg)까지 사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유모차 선택과 다르게 침대의 선택은 수면 교육의 시작 같아서 조금 더 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단지 제품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재울 것인가. 언제 독립시켜 재울 것인가. 제 의견만이 아니라 남편 의견도 물어봐야 해서 제품의 다양성 때문이 아니라 저희 방법을 정하기가 어려웠던 것 같아요. 여전히 단지 선택만 했을 뿐이고 아이가 태어나면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르겠지만 제 평생의 불편함이었던 홀로 수면을 아이에게는 편한 수면으로 바꿔 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선택했으니 교육도 그렇게 되기를, 편한 잠을 잘 수 있는 아이가 되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