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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ella Dec 14. 2022

미운 네 살 꼬꼬마

미워도 다시 한 번

어느 날 어린이집 알림장에서 우리집 꼬마가 친구들의 장난감을 독점하려다 뜻대로 되지 않자 장난감을 던지는 행동을 했다고- 그런 행동은 바르지 못한 행동이라고 훈육이 필요하다고 쓰여진 날이 있었다.


하원 후 집에서 장난감이나 물건을 다른 사람들 있는 공간에서 던지는 행동은 좋은 행동이 아니라고 이야기 해주며 다시는 그런 행동을 하지 말자- 라고 다짐하던 그 자리에서 응! 이라고 대답하던 네 살 꼬마는 시간이 조금 지나 나와 함께 있던 자리에서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는 상황이 되자 다시금 잘못된 행동이 되풀이하고 말았다. 꼬마가 가지고 있던 장난감을 내 앞에서 던졌는데 그 장난감의 모서리가 맨발이었던 나의 발등 측면을 세게 부딪치고 날아감과 동시에 통증도 엄청나게 다가와 평화로웠던 나의 감정에 화산폭발이 일어나며 아이에게 소리를 지르며 화를 내고 말았다.


울음을 터뜨리며 아빠에게 쪼르르 가던 꼬마는 그 후로 나와 눈도 안 마주치려고 하고, 주변을 서성이다 내 눈치만 보던 꼬마. 엄마에게 혼나고 시무룩해지면서 아빠 곁을 떨어지지 않고 계속 엄마 감정 눈치만 보고 있자니 나도 내가 너무 과하게 화를 냈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서로 말도 않고 잠자리에 들 무렵, 불이 꺼진 방 안에서 침대에 나란히 누웠다. 잠이 들 준비를 하는데 그 암흑 속에서 꼬마가 입을 떼었다.


"엄마, 아까 장난감으로 던져서 발 아프게 한 거 미안해-"


육아의 피로에 잠이 든 아빠는 그 소리도 못 듣고 코 골며 자는 동안 고요하던 침묵을 먼저 깨뜨린 건 아이의 미안한 마음이었다. 내 눈치만 보며 서성이던 아이는 그 말을 언제 전해줄까 고민하고 있었던 걸까. 엄마의 화난 모습을 보며 자신의 잘못된 행동을 다시 돌아보게 했을까..


네 살 아이에게도 마냥 제 뜻대로만 하는 본능에 우선적인 아기가 아니라 스스로 생각을 가지고 잘못된 행동이라는 걸 알고 용서를 구하는 용기도 지닌 성장한 아이라는 걸 새삼 느끼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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