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을 보내며 -
해가 저물어 어느덧 2022년 마지막 금요일이 오고야 말았다.
올 한해의 나는 어떤 삶을 살았었나..
작년에 불량엄마, 불량주부에서 벗어나겠다고 큰 소리쳤던 나는 여전히 불량엄마에다 불량주부였다.
아이를 아빠만큼이나 돌보지 않았고, 요리하려는 의지도 없었을 뿐더러 부엌 근처에 간 날은 손에 꼽을 지경이었다.
나의 부모님이 보면 손가락질 할 만한 -
신랑의 부모님이 보면 신랑을 가엽게 여길만한 -
(대한민국의 통상적인 관념에 모두가 그러하듯, 신랑조차도 스스로를 불쌍한(?) 남자로 여기고 있으니..)
가정에서의 삶은 이러했다면
회사에서의 삶은 나름 괜찮았던 한 해 였다.
사원에서 대리로 승진했으며 퇴근도 정시는 아니였지만
일이 바쁜 시기의 야근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아이 어린이집 하원 문제로 그나마 일찍 귀가할 수 있었다.
가족의 구성원보다는 회사의 구성원으로써 더 열심히 살아온 듯한 한 해..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민해 보게 되는 한 해였다.
근로자보다도, 아내보다도, 엄마보다도
'나'를 먼저 단단하게 채워가야 했었음을 알고 있는데 그런 생각을 반영이라도 하듯
집에는 읽어봐야지 하고 샀지만 읽지도 못한 새 책들이 즐비하다.
부디 2023년에는 '나'를 만들어가는 해이기를.
그 후로 엄마와 아내와 근로자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는 해이기를
간절히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