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12. 지구가 죽어간다는 말을 자주 듣지만, 지구의 본체는 거대한 암석으로 되어 있는 행성일 뿐이다. 정말로 위태로운 것은 그 표면을 살아가는 사람과 생명이다. 보는 방향의 작은 차이가 기후변화에 대한 이해를 겉돌게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만큼 약간만 시각이 달라져도, 기후변화 문제의 복잡한 실체를 훨씬 더 가깝고 깊게 받아들일 수 있다.
P. 404. 요즘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노력이란, 무슨 고상한 취향을 드러내기 위한 선행 같은 것이 아니다. 기후변화는 미래에 우리와 우리 이웃이 어떻게 버틸 수 있을 것이냐에 대한 더 긴박하고 현실적인 문제다. 기후변화에 대해 고민한답시고 사람의 손길에서 벗어난 자연의 섭리 같은 평온하고 흐릿한 관념에 빠져 있던 세상은 이미 갔고, 이제는 사람을 살리기 위한 치밀한 계산이 필요할 수밖에 없는 세상이 찾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