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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업공방 디렉터 Nov 05. 2023

작업기반중재의 경험적 고찰

보수교육 요약

광주여대에서 진행된 보수교육

병원 퇴사를 하고는 어디서 치료 이야기를 할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감사하게도 작업공방을 애정하는 교수님의 추천으로 강의기회가 주어졌다. 강의를 준비하면서 아마도 이게 치료이야기를 할 수 있는 마지막 강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며 나름 애정을 담았다. 


강의의 목적은 '작업중심중재'가 가진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었다. 


작업기반중재가 가진 특수성

1. 작업의 성취(획득)는 반드시 또 다른 작업의 확장으로 이어진다. 

신체적 회복에 초점을 두고 시작한 재활은 시간이 지나면 활동, 역할, 삶의 영역으로의 확장이 정체된다. 왜냐하면 신경학적으로 회복이 더뎌지는 시기가 도래하기 때문이고 손상된 신체 회복에 힘을 기울이는 만큼 재활의 다른면은 고려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반면, 작업에 초점을 둔 재활은 본인이 하고 싶고 해야만 하는 활동을 본인이 결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신체능력뿐 아니라 다양한 맥락 정보를 수집하고 활용하여 실제로 할 수 있는 활동으로 만들어간다. 몸이 나아야만 무언가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던 클라이언트는 본인이 여전히 해낼 수 있구나를 느끼면서 내적동기는 더욱 강화되고 그다음 난이도의 과제로 자연스럽게 도전을 이어가게 되는 것이다. 


2. 작업에 참여한 당사자뿐 아니라 주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친다. 

처음 발병해서 계속 도움을 받기만 했던 클라이언트가 화장실 갈 때, 옷 입을 때 본인이 일정부분 할 수 있는 부분이 생기면 보호자도 그만큼 여유가 생긴다. '매일 똑같은 거 같은데 나아지는구나', '앞으로도 나아질 수 있겠구나' 생각하게 된다. 


이런 변화는 가까이에서 목격하는 같은 병실의 다른 클라이언트에게도 자극제가 된다. 작업을 영어로 Occupation이라고 하는데 occupy라고 하는 어미는 시간과 공간으로 침투하다, 잠입하다 이런 뜻을 내포하고 있다. 작업은 개인의 삶에 영역으로 침투해 가는 의미 있는 활동인 것이다. 이 작업은 주변 사람들의 삶에도 침투하는 역동성을 보이는 것이다.  


사례에서 소개한 환자분도 옷 입기를 혼자 하게 되고 샤워를 혼자 하게 되니까 어머니와 관계가 호전되고 같은 병실 형님이 어떤 작업치료를 받고 있는 거냐고 자기도 알려달라고 했다는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3. 개인의 감정, 역할, 생활패턴을 조직화한다. 

재활 초기 단계에서는 보통 우울감을 동방 하여 감정이 침체되어 있는데 작업을 하나씩 획득해 가면서 자신감을 갖게 되어 일상에서 활력을 찾게 된다. 또한 본인이 할 수 있는 일과 아직 어려운 일을 구분하게 됨에 따라 보호자에게서의 서서히 독립하게 된다. 나아가 도움을 받는 환자의 역할이 아닌 가족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조심씩 회복해간다. 


다음 글에서는 작업기반중재의 가치를 클라이언트와, 치료사 입장에서 살펴보고 작업기반중재의 사회적 가치를 나의 주관적 경험들을 근거로 공유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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