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치료사와 작업치료사를 잇다
작업공방은 비공식적으로 2019년 여름 소규모 온라인 운동 모임으로 시작을 했어요. 공식적으로 20년도 11월에 작업치료 뉴스 크리핑을 함께 읽는 '작업 읽기 모임' 시작으로 한 달 뒤인 12월에 '글 쓰는 작업치료사'모임으로 이어지면서 작업치료사들이 모이기 시작했어요. 소소한 온라인 모임으로 시작했는데 현재는 홈페이지 가입자 3천500여 명을 앞두고 있는 현존하는 가장 활발한 작업치료사 온라인 커뮤니티를 이루게 되었어요.
이번 송년회 때 모인 많은 작업치료사는 작업공방 초기부터 함께 하였거나 찐하게 1년 이상 함께 한 분들이었어요. 코로나 시작 시기인 20년에도 태동을 준비하다가 21년도 온라인 특강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급성장하게 된 것 같아요. 거기다 21년도 연회원 제도를 도입하면서 내적으로는 더 튼실해진 느낌이었고 직장도 작업공방 운영도 함께 하며 힘들었지만 일의 성격이 다른 탓에 더 재밌게 했던 것으로 기억해요.
그러다 22년도 겸직에 대한 문제가 직장에서 이슈화되면서 심각하게 고민한 끝에 130여 명의 연회원들과 1천여명의 공방러 회원들과의 약속을 저버릴 수 없어 14년 가까이 애정하며 다녔던 회사를 그만두고 광야와 같은 1인 사업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어요. 그 때나 지금이나 '작업공방의 교육이 좋다', '소모임이 좋다', '소통이 좋다'는 분들의 이야기가 조직 밖의 생활이 가끔 힘들 게 느껴질 때에도 큰 힘이 되고 이 일을 계속할 이유를 발견하게 해 줍니다. 이번 송년회도 개인적으로는 그런 의미가 가장 컸습니다. 오픈방에서 닉네임으로 봤던 분들을 직접 뵈니 어찌나 반갑던지요. 연결된 계기나 시기는 달랐지만 다같이 공방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는 이야기에 감사했어요.
송년회의 꽃은 레크리에이션과 선물 아닐까요? 두 번의 온라인 송년회를 했었는데 올해는 연초부터 오프라인으로 무조건 하리라 생각하고 추진했어요. 그래서 레크리에이션 강사도 연초에 섭외를 했어요. 전 직장 후임 선생님인데 인생이 레크리에이션?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유쾌하고 주변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작업공방 닉네임) '역촌감자' 선생님이었어요.
역촌감자 선생님은 방탈출 게임 장인이신데요. 70여 개의 방탈출 게임을 직접 경험했고 이번 레크리에이션도 그 경험에서 우러나온 창작 작품도 포함되어 있었어요. 누가 뭐래도 이번 송년회 레크리에이션 최고의 프로그램은 '방탈출'이었던 것 같아요. 레크리에이션을 마치고 '아, 작업치료사의 재능'은 병원에서 뿐 아니라 참으로 유용하게 사용되고 공유될 수 있구나' 생각했고 '방탈출 디렉터'라고 역할을 정의해 주고 다른 곳에 혹 레크리에이션이 필요하다면 전화예약해 달라고 했어요. 작업공방 통해서 연락 주시면 연결드릴게요.
급히 준비하느라 어떤 의미 있는 선물을 나눌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 운영진의 의견을 받아 작업공방 로고가 새겨진 티셔츠를 송년회 오신 분들께 선물했어요. 내년에는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더 많은 분들과 작업공방 굿즈를 나누고 싶고요.
송년회 마지막 순서로 한 해를 돌아보고 다가올 새해에 대한 밑그림을 그려보는 시간을 가졌어요. 작업공방 운영진 '그린쓰' 선생님께서 이쁘게 양식을 만들어주었고요. 작업공방 회원으로 함께 했지만 개개인의 삶의 맥락이 다르기에 그 이야기를 나누고 겹쳐보는 것만으로도 격려가 되고 공감이 되는 시간이었어요. 송년회에 오신 분들은 작업공방에 모인 수많은 선생님들을 대표해서 모인 것이다라고 생각하니 그 나눔들 하나하나 더 값지고 24년도 열심히 운영해 봐야겠다. 반성도 하고 다짐도 하게 되었어요.
양식과 회원들과 나누는 내용은 작업공방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으니 필요하신 분들은 한 해를 정리해서 새해 계획을 세우는 데 사용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