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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리공 Sep 05. 2023

나는 내 삶의 끝을 몰랐으면 좋겠다

스포일러 당하지 않는 인생

사람은 태어났기 때문에 이유가 생기는 것

- 조만간 대작 영화가 나온다. 무리 속에 살인범을 찾는 미스터리 내용을 다룬 영화다. 나는 이 영화를 제대로 보기 위해 3만 원을 지불하고 주말에 보러 가기로 했다. 그런데 sns를 하다가 이 대작 영화에 대한 결말을 아는 누군가에 의해 범인지 누군지 스포일러를 당해버렸다. 그것도 아주 상세히 말이다.


- 스포일러를 당한 탓에 영화 볼 맛이 상당히 떨어졌다. 그래도 이왕 예약했으니 보러 가기로 한다. 푹신한 의자에서 영화가 시작하는 것을 즐긴다. 그런데 어딘가 이상한 점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중간중간 스쳐 지나가는 장면들이 마치 내가 알고 있는 결론과 연관 있어 보인다. 모든 것들이 점차 예상이 갔고 점점 흥미가 떨어져 팝콘을 먹는데 집중한다. 분위기가 절정에 다해 갈 때쯤, 나는 이미 결론을 알고 있기에 남들보다 그 스릴을 맘껏 즐기지 못한다.



- 이처럼 우리는 다가올 미래를 알고 있으면 그것에 대해 흥미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마치 한번 본 영화는 잘 눈길을 주지 않게 되는 습성처럼 말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 또한 마찬가지다. 우리 자신의 미래를 이미 알고 걸어간다면 무슨 재미가 있을까?


- 사람은 태어나는 데는 이유가 없다. 태어났기 때문에 이유가 있다는 것이 어느 스님의 말씀이다. 태어 나서 우리가 왜 태어났는지 길을 찾아 헤매는데 그 영화가 그려지는 것이다. 영화를 어떻게 써 내려가는지 감독은 나 자신이다. 재미없는 감독이 되려면 “어차피 모든 삶은 죽음으로 귀결돼”라는 논리로 인생을 써 내려가며 뻔한 삶을 살기로 선택하면 된다. 재미있는 감독이 되려면 나 자신이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으며 이 세계에 어떠한 기여를 할 수 있을지 평생 고민하며 살아가면 된다. 내 삶의 끝은 도대체 어떻게 끝날까? 주변 사람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고 싶은가? 끊임없이 질문하고 답을 찾아 떠나는 영화감독이 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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