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불행이 특별한 것이 아님을 다시금 알게 되었다.
주말 동안 '왜 살아야 하는가?'라는 책을 3장까지 읽었다.
그리고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라는 넷플릭스 드라마를 보았다.
드라마 에피소드 중 공시생이 정신병을 얻어 병원에서 지내다 호전되어 퇴원했다가 거짓증상으로 연기하며 재입원을 한다.
세상에 나가 살아갈 자신이 없기에 차라리 정신병원이 안락하고 나은 곳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거짓증상임이 밝혀지고 퇴원하게 된 공시생은 결국 자살을 선택한다.
20~30세대에는 남일 같지 않은, 시대를 반영한 에피소드였다.
일기장에 이렇게 적는 이유는 나 역시 해당인물과 같은 마음과 처지를 겪고 있다는 것이다.
일기장의 제목을 "도망자를 위한 변명"이라 명명한 것처럼
세상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은 마음을 변명하듯 하루하루를 적어보고 있기 때문이다.
"할 줄 아는 것은 공부밖에 없고, - 공부를 잘한다는 것이 아니라 할 줄 아는 것이 공부밖에 없다는 것 -
어학연수나 해외유학 등 스펙을 쌓을 수 있게 지원할 수 있는 부모님의 여력도 되지 않기에,
그나마 눈높이에 맞게 할 수 있는 것이 공무원 밖에 없다."
"시험을 보면 꼭 1~2문제로 탈락을 하기에 조금만 더 노력하면 될 것 같은 기대와 희망으로 수험생활을 포기하지 못하고 시간을 보내다 뒤돌아보면 어느덧 나이만 먹고 아무것도 이뤄놓은 것 없는 내 모습, 노력하며 살았다 자위하지만 그것은 결과가 난 후의 이야기이지, 결과를 얻지 못하면 그저 실패한 것 일뿐"
등장인물의 대사가 현실의 2030 세대에게 고하는 자기 고백 같아서,
그리고 나에게 이야기하는 것 같아 마음에 와닿았다.
만약 내가 나를 알지 못하고 행정고시에 도전했으면 꼭 그랬을 것 같다.
나 스스로를 믿지 못하고 나에 대해 알기에, 회사를 다니며 학비를 마련하고 공부하러 가는 길을 선택했다.
지방대 출신이지만 결과적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고시공부를 준비하기보다는 나은 것이었다 생각한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이뤄놓은 것 하나 없이 뒤돌아보니 나이만 먹었고,
도전하자니 겁이 나고 무서워 오히려 삶을 포기를 통해 굴레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마음...
에피소드의 등장인물과 같은 마음이었다.
나의 뜻대로 되는 것이 없으니 환경에 대해 탓하게 되고, 가족은 분노의 대상이 되었다.
마음을 다잡고 "존재감"을 인지하여 D+1... 하루하루 살아가자는 마음으로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이것이 나만의 마음이 아닌 시대상황을 반영한 마음이었다는 것을 보면서,
나의 불행이 특별한 것이 아님을 다시금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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