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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담파르크 Nov 09. 2017

장건, 실크로드를 개척하다(상)

  ‘해외 직구’ 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요즘엔 스마트폰을 켜서 손가락만 까딱 해도, 지구 반대편에서 파는 물건을 살 수 있습니다. 노트북, 운동화, 영양제 등 다양한 물건들이 비행기를 타고 바다건너 금방 건너오죠. 그러하면 스마트폰은커녕 비행기도 없었던 먼 옛날에는, 해외에서 물건을 들여올 수 있었을까요? 들여온다면 어떻게, 무엇을 들여왔을지 궁금해집니다.


  이천 년도 더 전인, 기원전 139년 중국에서 외국과의 무역을 활성화 시켰던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장건’인데요. 그는 그 유명한 ‘실크로드’를 개척했습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실크는 비단, 로드는 길, 합치면 ‘비단길’이 되지요. 이번 장에서는 장건과 실크로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중국과 서양을 관통한 길실크로드>

  실크로드는 총 길이가 6400km에 이르는, 고대 중국과 서양을 연결하던 무역로입니다. 독일의 지리학자인 리히트호펜 (Richthofen(1833~1905))이 1877년에 지은 이름이지요. 중국과 자주 거래했던 로마제국에선 중국의 비단이 사치품으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셀 수 없이 많은 비단을 로마에서 수입했습니다. 그래서 그 비단이 지나갔던 무역로를 ‘실크로드’라고 명명하게 된 것이지요. ‘비단을 받아들인 길’이라는 뜻의 이 이름은 다분히 유럽중심적인 용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중국 입장에서는, 이 무역로를 통해 받아들인 것이 후추나 호두였으니, 이 길의 이름을 다시 정한다면 후추길이나 호두길이라고 부를 수도 있겠네요.     


  이 실크로드에는 비단만 지나간 것이 아닙니다. 중국의 도자기, 화약, 종이 등이 건너갔고, 서방의 유리, 옥, 후추, 호두 등이 들어왔지요. 불교와 이슬람교도 이 실크로드를 통해 중국에 들어온 거, 알고 계셨나요?    

 

  자 그럼, 이렇게 다양한 물건들을 대체 어떻게 들여왔는지도 궁금합니다. 지금처럼 운송장을 붙이고, 비행기에 실어서 나르진 않았겠죠? 과거에는 낙타의 등에 짐을 싣고, 육로를 통해 운송했답니다. 동서를 연결하는 3대 간선으로 초원길, 오아시스길, 바닷길이 있었고 남북을 연결하는 5개 지선이 있었지요. 이러한 길들이 곧 동서문화 교류의 유일한 통로가 되었고, 동서양 각자의 세계인식도 넓혀주게 되었습니다. 이 실크로드가 처음 개척된 것이, 2천년도 더 전인 기원전 139년이라는 사실이 놀랍지 않나요? 그 개척자가 바로 장건이었다는 사실도 잊지 마세요!     




<월지 갈 주인공은 나야나!> 

  그런데 말입니다~ 장건은 왜, 어쩌다가, 이 실크로드를 개척했을까요?     


  장건은 한나라의 무제 때 인물이었습니다. 무제는 진시황에 비견될 만큼 대단한 황제였어요. 중앙집권체제를 진시황이 처음 시도했다면, 무제는 이를 완성한 사람입니다. 그는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대외정책을 펼쳤는데요. 지금의 베트남인 남월을 평정하고 직할지를 설치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위만조선을 멸망시킨 것도 무제였지요. 109년에 한반도를 장악하고, 낙랑, 임둔, 진번, 현도 4개의 군 즉 한사군을 설치했습니다.      


  하지만 강력한 무제에게도 골칫거리가 있었습니다. 바로 ‘흉노족’이었죠. 여러 주변국을 평정할 정도로 위세가 대단했던 무제도 흉노족은 쉽게 건드릴 수가 없었어요. 왜 그랬을까요? 바로, 흉노의 선우(왕) ‘묵특’의 명석한 전략 때문입니다. 그는 진나라가 멸망하고 한나라가 세워질 때, 힘의 공백기를 틈타 흉노부족을 통합했어요. 이 흉노부족들은 진시황의 정벌로 힘이 약해졌기 때문에 통합하기에 수월했죠. 그렇게 부족을 모아 세력을 키운 흉노족은 만리장성 이북의 몽골 초원지대와 사막에 거주했습니다. 초원과 사막, 무엇이 떠오르십니까? 물 한 방울, 고기 한 점 얻기 어려운 허허벌판이 떠오르지 않나요? 맞습니다. 흉노족은 자주 식량부족에 시달리게 됩니다. 때문에, 만리장성 아래 한나라를 침공하여 식량을 약탈해가곤 했어요. 비단 식량뿐만이 아닙니다. 흉노족은 한나라의 견직물(비단)이 서쪽 나라에서 비싸게 팔린다는 사실을 알게 돼요. 그 후, 견직물까지 빼앗아가기 시작하죠. 허구 헌 날 나라에 도둑이 드는 셈이니, 한나라의 무제는 당연히 골머리를 앓았습니다. 결국 그는 흉노족을 완전히 평정해서 끝장내리라 결심해요.     


  자, ‘장건이 왜, 어쩌다가, 실크로드를 개척했을까?’에 대한 답이 도대체 언제 나올까, 궁금하시죠? 점점 그 비하인드가 밝혀지니 집중하고 따라오세요!     


  큰 결심을 한 무제는, 흉노병사 하나를 포로로 잡습니다. 그를 취조하던 무제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돼요. 한나라 서북방 흉노 너머에 ‘월지’라는 나라가 있고, 더구나 월지와 흉노의 사이가 안 좋다는 사실 말입니다. 무제는 곧바로 “옳다구나!”를 외칩니다. 월지와 동맹을 맺고 흉노를 함께 공격하자는 아이디어가 떠올랐기 때문이죠. 하지만 무제에게는 월지에 대한 정보가 하나도 없었어요.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 왕은 누구인지 등의 기본적인 것조차 말이죠. 더구나 월지로 가려면 흉노를 몰래 통과해야했습니다. 무제는 이런 막연하고 위험한 임무를 맡을 사람을 찾습니다. 이 때 자진해서 나선 자가 있었으니! 바로, 장건이었습니다.





팟캐스트 방송으로도 <역사를 걷는 밤>을 즐겨보세요:)

  http://www.podbbang.com/ch/14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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