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세라트 수도원은 바르셀로나 근교 몬세라트 산에 있는 수도원이다. 몬세라트 산의 화려한 자연 절경과 오랜 역사를 품은 수도원의 재미난 이야기가 많은 곳이다.
성진 너무 바르셀로나 중심부만 다룬 것 같아. 바르셀로나 근교, 외곽에는 볼거리가 없나?
이담 당연히 있지. 엄청난 절경인 바위산에 지어진 아름다운 건물이 있어. 서울에서 용인 정도 거리니까 한 시간이면 갈 수 있어.
성진 거기가 어딘데? 막 등산해야 하는 거 아니냐.
이담 몬세라트 산에 있는 몬세라트 수도원이라고 있어. 몬세라트 산은 해발 1200m 정도 되는데, 그 중턱에 수도원이 있어.
성진 중턱이면, 600m는 되겠네. 안 갈랜다. 땀 뻘뻘 나고 힘만 빠지겠어.
이담 수도원까지 가는 트램 있으니까 걱정 마. 그리고 프란체스코 교황이 방문할 정도로 유명한 곳이야.
성진 몬세라트 수도원에 뭐가 있길래?
이담 이 수도원에서 가장 핫한 것은 바로 ‘검은 성모상’이야. 지금으로부터 천 년 전에 목동들이 몬세라트 산의 동굴에서 발견했데. 산속 한가운데 있다는 게 말이 안 되잖아. 그래서 나중에 교황이 이 성모상은 성모가 재림한 것이다라고 인정해줬어.
성진 특이하네. 막 신비로운 능력이 있는 거 아니야?
이담 원래 성모 마리아가 치유의 아이콘이잖아. 그래서 이 검은 성모상을 만지면 아픈 몸과 마음이 치유된다고 해. 지금 수도원에 가보면, 검은 성모상을 유리관으로 보호하고 있어서 전체를 만지진 못하지만 성모가 잡고 있는 유리공은 만질 수 있어. 너는 가서 꼭 만지긴 해야겠다.
성진 헛소리는 됐고. 근데 가톨릭이랑 불교랑 비슷한 면이 좀 있네. 수도원도 산속에, 사찰도 산속에 있고. 성모의 치유능력도 불교에서 모시는 약사여래랑 비슷하네. 멀리까지 갔는데 성모상 말고 또 구경할 건 없는 거냐?
이담 네 취향은 아닐 것 같지만, 여기 성가대가 엄청 유명해. 에스콜라니아 소년 합창대라고 있어. 13세기에 창설된 최초의 소년 합창단이야. 세계 3대 소년 합창단으로 빈 소년 합창단, 파리 나무십자가 합창단 그리고 이곳의 에스콜라니아를 꼽지. 하루에 한두 번씩 공연하니까 맞춰서 들어봐. 천상의 목소리가 따로 없데.
성진 으음..구미가 별로 안 당기는데? 더 당기는 걸 말해봐.
이담 몬세라트가 카탈루냐 말로 톱니 모양의 산이라는 뜻이야. 톱니처럼 봉우리들이 예쁘게 막 솟아있어. 그리고 다 돌덩이 산들이야. 기이하고 매력적이야. 완전 절경이라고나 할까.
성진 자연 절경 좋지. 바르셀로나 시내에만 있다가 갑갑할 타이밍에 딱 가야겠다.
이담 근데 그게 끝이 아니야. 여기서 가우디 형님이 또 등장해. 가우디의 이상이 자연을 자신의 건축물에 구현하는 거라고 내가 말했었지?
성진 바르셀로나랑 가우디를 겨우 벗어나나 했더니, 또 가우디가 이곳에?
이담 응. 가우디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여서, 어릴 때부터 몬세라트 수도원에 자주 왔다고 해. 건축하다가 고민에 빠지면 시도 때도 없이 여기 와서 기도를 드린 거야. 그러다 몬세라트 산 모양을 보고 해답을 얻었다고 해. 그래서 몬세라트랑 가우디 작품이랑 비슷한 느낌을 풍겨.
성진 검은 성모 마리아상, 소년 합창단, 자연 절경, 가우디. 볼게 많군. 좋아 가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