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무서운 감옥
-정채봉
그는 캄캄한 감옥에 갇혀 있었습니다.
사방 어디를 둘러보아도 벽이었습니다.
문도 없었습니다.
손바닥만한 창이라도 있을 법한데 창마저도 없었습니다.
그는 소리소리 질렀습니다.
주먹으로 벽을 쳐보기도 하고 발로 차보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머리로도 받아 보았습니다.
그러나 감옥 벽은 꼼짝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누구하나 들여다보지도 않았습니다.
"아아."
그는 기진맥진하여 쓰러졌습니다.
이때 어디선가 들려오는 소리가 있었습니다.
"나오너라."
그는 대답했습니다.
"어디로 나갑니까? 사방이 벽인데요."
"네가 둘러친 벽이면서 뭘 그러느냐?
그러므로 벽을 허무는 것도 너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내가 언제 이런 감옥을 지었단 말입니까?
나는 결코 이런 무서운 벽을 만든 적이 없습니다.
도대체 이 감옥 이름이 무엇입니까?"
" '나'라는 감옥이다.
지금 너는 '나'라는 감옥에 갇혀 있는 것이란다."
"어찌 이런 감옥이 생길 수 있다는 말입니까?"
"그것은 너 자신만 아는 너의 이기주의 때문이지."
그는 갑자기 슬퍼졌다.
그는 무릎 사이에 얼굴을 묻고 한참 울다가
눈을 떴다.
그러자 소리도 없이 벽이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그는 광명천지에 우뚝 앉아 있는 자기를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