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가지 얼굴의 사랑

매일 달라지는 모습 속에서 찾는 관계의 본질

by 쏭저르

유튜브 쇼츠나 인스타그램 짤에서 자주 등장하는 영화가 있다. 바로 〈뷰티 인사이드〉다. 초창기 JTBC 예능 아는 형님도 이 영화의 콘셉트를 차용해 한 명의 여성 연예인을 두고 여러 출연자가 바뀌며 각자의 스타일로 연애와 결혼생활을 연기하는 구성을 선보였다. 그만큼 이 영화는 당시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뷰티 인사이드〉는 뮤지컬 감독 출신 감독이 짧은 단편으로 시작해 장편 영화로 확장한 작품이다. 장면마다 감각적이고 세련된 연출이 돋보이며, 독특한 설정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매일 다른 사람으로 변하는 남자 주인공과, 그 사실을 알고도 그를 사랑하는 여주인공의 이야기를 통해 영화는 겉모습이 아닌 내면의 본질을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지 묻는다.


영화 속 남자는 외국인, 아이, 노인, 여성 등 매일 새로운 얼굴로 변한다. 이 모습을 받아들이는 여주인공의 여정은 단순한 연애담을 넘어 관계의 본질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진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을 하나의 모습으로만 기억하려 하지만 사실 그 사람은 수십 가지의 얼굴을 지닌 존재다. 중요한 건 그 모습들을 감당하는 게 아니라, 모두를 그 사람의 일부로 인정하고 사랑할 수 있느냐다.


관계 속에서 우리는 사랑하는 이가 우리의 일부처럼 느껴지길 바라면서도, 정작 그 사람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일에는 서툴다. 나의 스무 가지 얼굴과 상대의 스무 가지 얼굴이 만나면, 그 조합은 무한대에 가까운 관계를 만든다. 서로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순간부터 사랑은 진짜 시작된다.


매일 달라지는 생각과 가치관, 변하는 모습들 속에서 답은 쉽게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스무 가지 얼굴 모두를 사랑하겠다고 인정하는 순간이 진정한 관계의 출발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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