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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식전달자 정경수 Mar 23. 2021

[시작 습관] 게으름과 무기력을 떨쳐내며 시작하기

하이 파워 포즈 자세로 5,4,3,2,1 그리고 시작하기

괴테는 나이 든 후에 아침에만 창작에 필요한 에너지가 제대로 나온다는 것을 깨달았다. 수면으로 원기를 되찾아 기운이 생기고 일상의 잡다한 일로 지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말년의 괴테는 이른 아침에만 글을 썼다. 그러면서 억지로 뭔가를 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나중에 만족하지 못할 일을 하려고 애쓰지 말고 차라리 빈둥대며 시간을 보내는 게 낫다고 했다. 말은 이렇게 했지만, 한때는 그도 매일 쉬지 않고 글을 썼다.


괴테는 왕성하게 글을 쓰던 시절뿐만 아니라 노년에도 자신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의식하려고 노력했다. 의식은 意識(awareness)와 儀式(ritual),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첫 번째는 각성하여 정신이 든 상태다. 두 번째는 격식을 갖추어 치르는 예식이다. 아침에 커피나 차를 마시며 할 일을 계획하는 행동에는 각성과 예식, 두 가지 의미가 들어있다. 의식은 각성하는 정신적 행동이며 예식을 치르는 물리적 행동이다.  


행동으로 자신의 본래 모습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하고 싶은 일이나 계획한 일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실제로 그 일을 시작하고 있는지, 그동안 행동을 했는지, 즉 과거와 현재의 행동이 중요하다.     

구체적인 계획, 잘하고 싶은 마음, 동기부여가 의미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실제로 행동하지 않으면 정말 아무런 의미가 없다. 계획한 일을 잘하고 싶다면, 몸을 움직여야 한다. 잘하고 싶은 마음보다 행동이 훨씬 더 중요하다.


사회심리학자 에이미 커디는 행동을 하게 만드는 ‘파워 포즈’ 개념을 실험으로 증명했다. 파워 포즈는 하이 파워 포즈와 로우 파워 포즈로 나눈다. 하이 파워 포즈는 허리를 꼿꼿이 펴고 양손을 허리에 올려서 자신감을 드러내는 포즈다. 슈퍼맨이나 원더우먼의 자세를 연상하면 된다. 로우 파워 포즈는 팔짱을 낀 채로 어깨를 움츠리고 허리를 구부정하게 굽히는 자세다. 위축되어 있는 모습이다. 하이 파워 포즈는 공간을 넓게 차지한다. 반면 로우 파워 포즈는 최소한의 공간만 차지한다.


에이미 커디는 하이 파워 포즈를 취한 그룹과 로우 파워 포즈를 취한 그룹으로 나눈 다음 2분 동안 자세를 유지하도록 했다. 2분 후에 두 집단의 테스토스테론(남성 호르몬의 일종)과 코르티솔(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를 측정했다. 하이 파워 포즈 그룹은 테스토스테론 수치 20퍼센트 증가, 코르티솔 수치 25퍼센트 감소했다. 로우 파워 포즈 그룹은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10퍼센트 감소하고 코르티솔 수치는 15퍼센트 증가했다.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자신감이 충만할 때 높아지고 코르티솔은 스트레스를 받는 상태에서 높아진다. 단지 2분 동안 취한 자세만으로 자신감이 높아지고 스트레스가 줄어든다면 이런 자세를 취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에이미 커디가 실험한 대로 하이 파워 포즈를 취하는 것만으로도 자신감이 생기고 스트레스를 줄여준다.


‘선(先) 행동 후(後) 자신감’이다. 행동하기로 결심하고 시작하는 게 아니라 행동을 시작하면 비로소 계획, 결심에 확신이 생긴다.


중요한 것은 먼저 자세를 취하면 자신감이 생긴다는 사실이다. ‘선(先) 행동 후(後) 자신감’이다. 행동하기로 결심하고 시작하는 게 아니라 행동을 시작하면 비로소 계획, 결심에 확신이 생긴다. 실험으로 증명되었지만, 많은 사람이 마음먹기 전에는 시작하는 않는다. 감정적으로 시작하고 싶어야 행동하려고 한다. 강력한 동기부여가 있어도 행동을 유발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행동하면 동기를 부여하기가 수월하다. 동기부여에 전략이 있다면 바로 시작하는 것이다. 약간의 문제가 있다면 게으름 또는 무기력이다. 의욕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도 할 수 있는 행동이 분명히 있다. 게으름과 무기력을 이겨내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아주 작은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거나 습관, 루틴으로 이겨낼 수도 있다. CNN 방송 진행자 멜 로빈스는 <<5초 법칙>>에서 카운트다운을 하라고 했다. 우주선을 발사하듯 5,4,3,2,1 하고 행동을 시작하는 것이다. 이것이 그가 제시한 시작하는 비법이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카운트다운은 게으름과 무기력을 떨쳐내는 강력한 시작 의식이다. 카운트 다운하는 동안 ‘나중에 할까?’라는 생각은 차단된다. 숫자를 거꾸로 세면서 행동하는 방향으로 관성이 작용해서 시작하는 것만 생각한다. 카운트 다운하면서 하이 파워 포즈까지 취한다면 더 자신 있게,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시작할 수 있다.       


       


참고자료

멜 로빈스 지음, 정미화 옮김, <<5초 법칙>>, 한빛비즈, 2017

Cuddy, Amy, ‘Your Body Language Shapes Who You Art’, Ted.com,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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