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식전달자 정경수 Mar 22. 2021

[시작 습관] 커피와 차

커피와 차를 마시는 행동은 업무 시작을 위한 의식이다.

커피나 차를 마시며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이 많다. 

서울 을지로와 강남 일대, 구로디지털단지역 인근에는 사무실이 많다. 이런 곳에서 아침에 직장인이 출근하는 모습을 보면 상당수는 손에 커피를 들고 있다. 영화 <삼진 그룹 영어 토익반>에도 사무실에서 여직원이 커피를 타는 모습이 나온다. 커피 전문점이 지금처럼 많지 않았던 시절에는 사무실에 출근해서 자리를 정리하고 컴퓨터 전원 버튼을 누르고 탕비실에서 커피를 직접 타서 마셨다. 


카페인을 몸에서 거부하는 사람을 빼고 많은 직장인이 아침에 커피를 마신다. 커피와 차를 마시는 행동은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마음을 가다듬는 의식이다. 커피를 마시며 동료와 잡담을 할 수도 있다. 잡담이 길어지면 곤란하지만 업무를 시작하면서 마시는 커피는 생산성을 높이는 정신의 비타민 역할을 한다.


일을 잘하는 사람을 뜻하는 ‘일 잘러’ 3만 명이 공개한 일을 빨리 끝내는 비법이라는 부제를 붙인 《일 빨리 끝내는 사람의 42가지 비법》에는 사소한 습관이 일을 빨리 끝내는 사람과 일을 늦게 끝내는 사람을 나눈다고 했다. 이 책에 출근하자마자 메일을 확인하는 사람과 먼저 커피를 내리는 사람을 예로 들어서 일을 잘하는 비법을 설명했다. 


출근하자마자 메일을 확인하는 사람과 먼저 커피를 내리는 사람, 둘 중 어느 사람이 일을 더 잘할까?

출근해서 바로 메일부터 읽는 사람은 빨리 회신을 보내서 처리하고 싶은 마음에 답장 버튼을 누르고 내용을 입력한다. 메일을 쓰는 도중에 또 다른 메일이 도착한다. 출근해서 급한 메일 몇 개에 회신을 보내려고 했는데 새로 온 메일에 이어서 답장을 보낸다. 메일로 온 업무를 처리하다 보면 회의 시간이 되거나 상사가 급한 일이라며 빨리 처리해달라고 한다. 급한 일을 하다 보면 아침 시간이 지난다. 오늘 계획한 할 일은 아직 시작도 못했는데 점심시간이 된다. 메일 회신을 보내고 계획에 없던, 급한 일 한두 가지를 하면 오전 시간이 다 지난다. 오후 일과도 오전과 별반 다르지 않다. 

반면, 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커피를 마시며 할 일을 계획한다. 커피를 마신 후에는 계획한 일을 본격적으로 한다. 메일을 확인하고 즉시 회신을 보내야 하는 메일만 체크한다. 상사가 급한 일을 부탁하면 그 일이 정말 급한 일인지 다시 확인한다. 실제로 다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은 별로 없다. 갑자기 일어난 사고가 아니면 모든 일에는 기한이 있다. 상사에게 언제까지 처리해야 하는지 물어본다. 할 일을 계획하면서 더 급하게 처리할 일을 구분했기 때문에 상사가 요청한 일과 시급한 정도를 비교해서 당장 시작할지, 나중에 처리할지 생각한다. 오전에는 머리가 맑은 상태이므로 집중해서 할 일, 계획한 일을 중심으로 처리한다. 오전에 중요한 일과 계획한 일을 마친다. 점심 식사 후에는 오전에 확인한 메일에 답장을 보낸다. 오전에 상사가 요청한 일도 중요도나 시급성을 판단해서 처리한다. 중요한 일은 오전에 끝내서 오후에 급하게 처리할 일은 별로 없다. 


이것이 커피와 차로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이다. 이 방법을 어떤 사람은 효율이라고 하고 어떤 사람은 계획이라고 한다. 루틴을 강조하는 사람은 루틴이라고 할 것이다. 어떤 일을 하든지 먼저 중요한 일, 긴급한 일을 구분해야 한다. 메일부터 확인하는 사람과 커피부터 마시는 사람을 예로 들어 설명했지만, 핵심은 할 일의 성격을 먼저 파악하는 것이다.    


일의 중요성, 긴급성을 판단할 때 스티븐 코비의 시간관리 매트릭스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은데 중요한 일과 긴급한 일을 제대로 구분하기는 어렵다. 제대로 구분하지 않으면 시간관리 매릭스는 무용지물이 된다. 실제로 중요도와 긴급성이 비슷해서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때가 많다. 상사가 급한 일이라고 먼저 해달라고 요청한 일을 미루기도 어렵다.  


할 일 목록의 우선순위와 시간관리 매트릭스는 생산성을 높이는 데 유용하지만 이런 도구가 언제나 생산성을 높여주는 건 아니다. 


커피나 차를 마시면서 할 일의 성격을 판단하는 게 중요하다. 할 일을 빨리 시작하는 것보다 실제로 그 일을 하는 과정을 머릿속에 그리면서 가장 적은 시간을 들여서 최대의 성과를 올리는 방법을 찾는 게 중요하다.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라는 말을 한다. 너무 세밀하게 접근하기보다 전체 모습을 봐야 한다. 커피나 차를 마시는 동안 숲을 바라본다. 본격적으로 일하기 위해 자리에서 나무를 자세히 봐도 늦지 않다. 나무와 숲을 번갈아서 보면 가장 중요한 일을 구분할 수 있다. 정말 중요한 일이라면 덜 중요한 일이나 중요하지 않은 일을 하느라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낫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