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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식전달자 정경수 Dec 06. 2021

목표를 이룬 사람은 고비를 어떻게 넘겼을까?

노력을 그만두고 싶을 때, 딱 일주일만 더 노력한다

집에서 서울역까지 5킬로미터 정도 거리입니다. 제가 걷는 보통 걸음으로 1시간 정도 걸립니다. 

주말에 10킬로미터 이상 걸으려로 노력합니다.

주로 시청과 정동길, 광화문, 인사동, 청계천, 서울역, 삼청동 등을 걸어서 갑니다.

빠른 걸음으로 걸어서 갔다 오면 2~3시간 소요되고, 

목적지나 오고 가는 길에 이것저것 둘러보면 5시간이 넘게 걷기도 합니다.

지난 주말에는 퇴계로를 걸었습니다. 목적지는 서울로 7017을 지나서 서울역으로 정했습니다. 

문화서울역284를 둘러보고 남대문과 명동을 지나서 돌아오는 코스를 정하고 집을 나섰습니다.

서울역 광장에는 왈우 곽우규 의사 동상이 있습니다. 그는 1919년 9월 2일, 남대문역(현재 문화서울역284)에 신임 총독으로 부임하는 사이토를 향해 폭탄을 던졌습니다. 그의 나이 60세, 그는 폭탄을 던졌습니다. 그의 목표는 신임 총독을 제거하는 거였고, 세계만방에 우리의 독립정신을 알리는 것이었습니다. 강우규 의사 동상을 보면서 "나는 60세에 목표를 이루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했습니다.   

문화서울역284 2층에서 본 서울역 광장

목적지로 정한 문화서울역284에 도착해서 '가상 정거장' 전시를 봤습니다.

정여름, 권태현 작가님의 「천부적 증인께」를 봤습니다. 과거에 서울역 귀빈 대합실로 사용하던 곳에 마련된 독특한 형태의 전시였습니다. 

100여 년 전, 일제강점기에 살았다면 나는 귀빈 대합실을 이용할 수 있었을까?,라는 상상을 했습니다.

전시실에는 아무것도 설치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전시실 입구에서 안내하는 분에게 전시를 관람하겠다고 하자, 전시물을 보는 방법(?)을 설명하면서 80분 분량의 영상이 재생되는 아이폰과 14분 분량의 음성이 재생되는 MP3, 헤드폰을 물티슈포 깨끗하게 닦아서 주었습니다. 귀빈 대합실로 사용하던 꽤 큰 공간 이쪽저쪽에 놓인 간이 의자에 앉아서 아이폰으로 영상을 보고 MP3에서 나오는 음성을 듣는 겁니다.

아이폰에는 시리아 공습, 시가지에서 총을 쏘고 폭탄을 투하는 모습, 난민의 힘겨운 생활 등의 영상이 계속 재생되었고, 헤드폰에서는 미리 녹음해둔 내레이션이 나왔습니다. 

"M16 소총은 대량 살상을 위해 개발된 무기다." 

"1980년 광주에서 시민군은 낡은 M1 소총을 들었다."

내레이션은 M16총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M16소총의 역사, M16을 사용하는 군인, 시리아 난민인 남녀가 총을 다루는 모습, 무고한 시민을 향해 총을 난사하는 장면 등의 묘사가 내레이션으로, 무덤덤한 목소리로 계속 나왔습니다. 

영상도, 내레이션도, 간이 의자도 굉장히 불편했습니다. 하지만 울림(!)이 있었습니다. 

영상에 담긴 사람들의 목표는 평화일 겁니다. 

모두에게, 그리고 특히 저에게 지금 당장이라도 평화가 찾아온다면 더 바랄 게 없겠습니다.

 



서부 개척 시대에 100미터 아래 금맥이 있는데 99미터까지 열심히 파다가 포기한 사람도 80미터 정도 땅을 팠을 때 목표 도피 강도가 급격하게 높아졌을 것이다. 주위에서 그만큼 팠는데 금이 나오지 않으면 금이 없는 거라고 말한다. 그러면 의욕은 사라지고 목표로부터 도망가고 싶은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목표를 이룬 사람은 이 고비를 어떻게 넘겼을까? 

《해리 포터》를 쓴 조앤 롤링은 완성된 원고를 십여 곳의 출판사에 보냈지만 모두 출판 계약을 하지 않았다. KFC를 만든 커널 센더스는 1,008번 거절하고 1,009번째 제안한 사람과 첫 번째 계약을 했다. 

조앤 롤링과 커널 센더스는 결국 목표를 달성했기에 성공한 사람이 됐다. 계약한 후에 이들이 드라마틱하게 바로 성공의 길로 들어섰을까? 그렇지 않다. 조앤 롤링과 출판 계약을 한 블룸즈버리는 《해리포터》를 내기 전까지 소규모 아동 도서 전문 출판사였다. 《해리포터》가 아이들 사이에 인기를 끌면서, 그리고 영화 제작을 결정하면서 조앤 롤링은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고 출판사의 위상은 높아졌다.

커널 센더스의 1,009번째 제안을 받아들인 사람은 미국 서부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대형 식당을 운영하던 피트 하먼이다. 그는 다른 식당과 차별화하기 위해서 남부 지역인 켄터키에서 온 커널 센더스의 조리법을 샀다. 커널 센더스의 조리법이 특별히 매력이 있었던 게 아니라 남부 지역의 친절한 이미지와 이색적인 느낌이 식당을 차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서 계약했고 KFC 1호점이 됐다. 이후에 KFC 1호점에서 판매하는 치킨을 찾는 사람이 많아졌고 커널 센더스의 치킨이 인기 있다는 걸 알게 된 다른 음식점에서도 조리법을 구매하면서 KFC가 미국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크게 성공한 사람이 아니라 목표를 달성한 사람의 면면을 보면, 목표를 향한 노력을 계속 이어갔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에게도 목표 도피 강도가 목표 접근 강도를 넘어서는 순간이 분명히 찾아왔을 것이다. 그 순간을 어떻게 극복했을까?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을 수도 있다. 잠시 쉬었다가 다시 목표를 향해 노력을 이어갔을 수도 있다. 여기서 핵심은 노력을 지속했다는 것이고, 궁금한 것은 “이들이 노력을 어떻게 이어 갔는가?”이다.


나는 그 해답을 작심삼일을 발동하는 시점에서 찾았다. 목표 접근 강도와 목표 회피 강도가 교차하는 지점은 어느 날 갑자기 오지 않는다. 처음에는 목표를 달성했을 때 얻는 이점, 장점만 보고 노력한다. 하지만 단점이 하나씩 보이기 시작한다. 목표를 달성해서 뭐 하나? 이 방법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노력을 언제까지 지속할 수 있을까? 이런 의구심이 들면서 노력의 강도가 양적·질적으로 떨어지면 이때 작심삼일을 발동한다.


게임에 비유하면, 작심삼일은 한 번만 사용할 수 있는 매우 강력한 아이템이다. 우리는 ‘작심삼일’이라는 매우 강력한 아이템을 ‘목표 달성’이라는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사용한다. 노력을 이어갈 자신이 없을 때는 사용할 아이템이 없다. 목표를 설정한 직후에는 목표 달성 후에 얻는 장점만 생각해서 모두 열심히 노력한다. 이때는 작심삼일 아이템을 쓰지 않아도 노력을 이어간다. 따라서 작심삼일을 발동하는 시점은 그래프에서 굵은 선으로 표시한 지점, 즉 목표 접근 강도와 목표 회피 강도가 만나기 직전이다.

작심삼일을 발동하는 시점은 그래프에서 굵은 선으로 표시한 지점, 즉 목표 접근 강도와 목표 회피 강도가 만나기 직전이다. (출처: 이철우 지음, 심리학이 연애를 말하다)


작심삼일은 노력을 이어가게 해주는 비책이다. 작심삼일을 발동했는데 여전히 목표 달성에 의구심이 든다면 계획을 세우면서 했던 생각을 떠올린다. 그런 다음 일주일만 더 노력을 이어가기로 한다. 작심삼일을 작심 일주일로 늘리면 목표 회피 강도가 급격하게 상승하는 지점이 뒤로 후퇴한다. 목표 접근 강도와 교차하는 지점도 뒤로 후퇴한다. 이렇게 노력을 며칠만 더 이어가면 목표를 달성하는 지점에 도착한다.



출처

정경수 지음, 《목표 달성까지 7일》, 큰그림, 2021, 88~92쪽


참고문헌

이철우 지음, 《심리학이 연애를 말하다》, (북로드, 2008), 137쪽


목표 달성까지 7일: 궁극의 목표를 달성하는 현실적인 방법, 큰그림, 정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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