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를 정확하게 오래 기억하는 방법
목표, 계획, 할 일은 계속 생각하지 않으면 기억에서 사라진다.
누구에게나 올해가 가기 전에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저는 올해 안으로 해야 하는 일 중에 건강검진이 있었습니다.
그걸 오늘 아침에 했습니다.
올해 초에 건강검진을 받으라는 우편물이 왔고, 예약을 권하는 전화와 문자도 여러 번 왔습니다.
봄에는 여름에 해야지, 여름엔 가을에 해야지... 그러다가 12월 둘째 주가 돼서야 했습니다.
연초에 우편물만 받고 그 뒤로 문자가 오지 않았다면, 12월 말까지 해야 하는 건강 검진을 잊어버렸을 수도 있었을 겁니다.
검사 결과는 이메일로 받기로 했는데, 무탈하기 바라며 이 글을 씁니다.
반감기는 어떤 양의 초깃값이 절반이 되는 데 걸리는 시간이다. 원래 개념은 방사성 물질이 처음의 반으로 줄어드는 시간이다. 이 용어는 주로 핵물리학에서 사용한다. 지질학, 고고학에서 지질 연대나 유물·유구의 시기를 측정하는 목적으로도 이용한다.
기억의 반감기는 얼마나 될까? 독일의 심리학자 에빙하우스는 기억의 망각 연구를 통해서 기억이 사라지는 시간을 찾아냈다. 학습 후 10분 후부터 망각이 시작된다. 하루만 지나도 기억은 70퍼센트 이상 사라진다. 어제 열 개를 기억했다면 오늘 세 개만 기억에 남는다. 한 달이 지나면 80퍼센트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설마 이렇게 빨리 망각이 시작될까 싶기도 한데 생각해보면 에빙하우스의 연구 결과는 사실이다. 우체국에서 전화번호, 주소를 외워서 쓰려고 하는데 방금 봤던 전화번호와 주소가 앞에 몇 글자만 생각난다. 이런 경험을 떠올리면 기억이 얼마나 빠르게 사라지는지 실감할 것이다.
목표에 관한 기억도 에빙하우스 망각곡선에 따라서 시간이 지나면 기억에서 사라진다. 목표를 종이에 쓰라고 권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침에 할 일 목록을 쓰는 사람과 쓰지 않은 사람 중에서 할 일을 제시간에 양적으로 질적으로 완성도 높게 끝내는 사람은 할 일 목록을 종이에 쓴 사람이다. 종이에 할 일 목록을 써도 망각곡선에 따라 한 시간쯤 지나면 잊어버린다. 하지만 종이에 써서 잘 보이는 곳에 붙여두면 할 일을 잊어버려서 못하는 최악의 상황은 막을 수 있다.
목표, 계획, 할 일은 계속 생각하지 않으면 기억에서 사라진다.
작은 목표를 달성하려고 만든 계획은 큰일이 아니어서 쉽게 잊어버린다. 어떤 사건 혹은 대표성을 띤 날짜와 묶으려고 해도 그런 날이 불규칙적이다. 이럴 때, 일주일에 하루, 요일을 정해서 목표에 관해서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렇게 하면 할 일을 까맣게 잊어버리지 않는다.
일주일 동안 달성해야 하는 목표를 정하는 날은 머릿속에 목표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하다. 당장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처럼 에너지가 넘친다.
이날 목표에 대한 생각을 100이라고 했을 때, 다음날 목표에 대한 생각은 절반 정도로 줄어든다. 삼 일째 되는 날, 바쁜 일이 생기고 저녁에 예상에 없는 약속까지 생긴다. 예상하지 못했던 일과 과제가 생긴다. 저녁에 집에서도 할 일이 있다. 불과 삼 일 전에 야심 차게 정한 목표는 생각할 겨를이 없다.
삼사일쯤 지나면 목표에 관한 생각은 20~30으로 떨어진다.
‘월요일에 목표 생각하기’ ‘일요일 저녁에 목표를 다이어리에 적기’를 실천하면 목표에 관한 생각이 기억에 남는다. 목표를 자주 떠올리면 동기가 부여되고 실천 의지는 강해진다.작심삼일의 고비는 이렇게 찾아온다. 불과 며칠 지났는데 목표에 관한 생각은 목표를 세울 때와 비교해서 3분의 1 정도만 남았다. 급하게 처리할 일이 자꾸만 생긴다. 목표 달성에 쓸 에너지는 바닥났고 끌어올리기엔 이미 늦었다는 생각에 목표는 마음속에 간직하기로 한다.
이런 상황을 피하는 방법은 목표에 대해서 자주, 정기적으로 생각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월요일마다 목표 생각하기’ ‘일요일 저녁에 목표를 다이어리에 적기’를 실천하면 처음 목표를 정하던 날만큼은 아니라도 목표에 관한 생각이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목표를 자주 떠올리면 동기가 부여되고 실천 의지는 강해진다.
출처
정경수 지음, 《목표 달성까지 7일》, 큰그림, 2021, 39~42쪽
정경수 지음, 목표 달성까지 7일, (큰그림,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