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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소로 Dec 25. 2018

안경 찾기

우리가 서로에게 어울렸으면 좋겠어. 

무엇이 보이나요? 


나는 고도근시입니다.

여덟 살에 쓴 첫 안경은  

매년 빙글빙글 돌아 

눈은 더 작아지고 

부끄러움은 커졌어요.  


큰 마음먹고 

새 안경을 맞추러 갔어요. 

쇼케이스 속 

반짝이는 수 백개 안경


눈 덜 작아 보이는 안경

어디 없나요? 

잘 보고 싶기도 하고 

잘 보이고 싶기도 한 마음


저마다의 개성을 

뽐내는 안경테 사이   

쓰는 것마다 낯설고

어울리지 않는 내가 

빙빙 돌고 있어요. 


이 안경은 

다리 사이가 너무 짧아 

렌즈 지름이 너무 길어  

분홍색은 좀 과하군 

어딘가 허전해 


생각이 많아진 

내가  

또 생각해요. 


나에게 어울리는 

안경을 기대하기보다  

나도 안경에게 

어울리는 자세를 좀 더 

가져보자고   


안경을 고르듯

누구를 만나도  

우리가 서로 어울리는 

사이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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