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298

아침에

by 강물처럼

그거 알겠습니다.

잘해서 매일 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 하니까 잘하게 되는 이치.


믿음이나 몸이 튼튼해서 그러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하니까 믿음도 몸도 건강해지는 원리.


사이가 좋아서 잘 지낸다기보다 잘 지내다 보니까 사이가 돈독해지는 법.


완성은 없지만 완성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들의 모습.


말이며 행동이 모두 씨앗이 될 수 있다는 두려운 진리.


수없이 많은 봄이 이 땅에 머물렀다 간 흔적들이 불현듯 보고 싶은 새벽입니다.


어제까지는 몰랐는데 지금은 알 것 같은 것이, 달려가 손이라도 흔들까 싶습니다.


봄꽃이 다 살릴 것만 같습니다.


헛헛한 나무도 빠듯한 살림도 메마른 인정이나 심술 같은 것까지 다 나근나근하고 연하게 삶아낼 것 같습니다.


꽃을 샘 하는 날씨도 마법의 지팡이로 살살 달래가면서 지평을 넓혀가는 점령군, 봄의 군사들 春軍에게 영광.


어디 목련 핀 곳이 있을까요.


산수유와 매화는 난만 爛漫 하며 요란하게 사방에서 만발할 것입니다.


어지럼증을 앓는 환자처럼 봄날에는 헛구역질도 생생합니다.


꽃이 되지 못한 사연들이 꼬투리 속에서 쫑알거릴 때마다 사람들이 토하는 봄날의 기억과 왈츠풍의 연가 戀歌.


아무래도 봄 속으로 찾아갈 것 같으니까 연락처를 남깁니다.


저한테까지 알려야 할 급한 일은 없을 줄 알지만 혹시라도 너무 오래 돌아오지 않거든 살짝 물어봐 주세요.


무엇하느라 거기 그러고 있느냐고.




<그들은 예수님을 그 벼랑까지 가 거기에서 떨어뜨리려고 하였다. > 루카 4:29




봄은 천재적입니다.


우리는 노력해서 뛰어나려 하지만 봄은 빼어난 계절인데도 애를 씁니다.


그러니 그 발걸음을 어떻게 따라잡을 수 있으며 흉내는 어떻게 내겠습니까.


얼굴 한 번 제대로 바라본 적 없는 그 살풋함을 먼발치에서 수굿하니 맡아봅니다.


소년이 마타리꽃을 양산처럼 들고 있던 소녀에게 보았던 그 꽃이 무슨 꽃이었을까 상상합니다.


봄에는 무죄 그리고 무제 無題.




잘랄루딘 루미의 봄이 여기 있습니다.




봄날의 과수원으로 오세요.


꽃과 촛불과 술이 있어요.


당신이 안 오신다면,


이런 것들이 다 무슨 소용이겠어요.


당신이 오신다면,


또한 이런 것들이 다 무슨 소용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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