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삶은 이야기가 된다

by 김민


돌아올 생각을 하면 발이 무거워지죠.

높은 산도 깊은 숲도 노동에 불과해져요.

사는 게 버거운 이유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어차피 매일이 돌이킬 수 없는 날 아니던가요.

가벼운 걸음으로 나아가는 거예요.

돌이킬 필요 없는 순간을 이어가는 거예요.

꽃과 구름 사이로 걸어가세요.

조금 가벼워지기로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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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승리의 기쁨도 잠깐 아니던가요.

어차피 돈은 이번 생에서나 사용 가능한 쿠폰 아니던가요.

한 번뿐인 인생을 즐길 수 없다면 무슨 소용일까요.

결말에 집착하느라 서사의 기쁨을 놓치지 않기로 해요.

무언가가 되기 위해 자신을 놓아버리지 말기로 해요.

어디로 가도 길이 될 테니까요.

무엇을 하건 이야기가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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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을 나서듯 가벼운 마음으로 하루를 살아요.

사는 게 생각대로 되지 않으면 어때서요.

뜻대로 되지 않으면 여행이 될 테지요.

마음을 다한 순간이 이어져 삶이 되는 거니까요.

강물이 바다를 향하듯 모든 순간이 인생이 될 테니까요.

흐린 날도 맑은 날도 인생이었죠.

그래야만 사랑이라 생각했지만 그것도 사랑이었죠.

이런 사람도 저런 사람도 삶에 등장하는 인물일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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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나라도 괜찮다고, 이런 나라서 다행이라고

말해줄 수 있는 용기면 돼요.

오늘 하루 살아남은 게 기적이라고,

그저 살아있는 걸로 축복이라고,

살아있으니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면

세상은 훨씬 멋진 풍경을 보여줄 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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