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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 Nov 11. 2022

작가의 취향

오늘 나의 이야기를 쓰다


작가는 퍼진 라면을 좋아하는 사람이죠. 

문득 떠오른 메모를 하는 사이 찌개는 식어버리죠.

작가는 의사들이 좋아하는 사람이죠. 

화장실 변기에서 글을 적느라 변비에 걸리고

샤워하다 생각난 글을 쓰느라 감기에 걸리죠.

머리를 쥐어뜯어 탈모가 오고 불면증에 시달리고

책을 달고 살아 눈이 나빠지고 거북목이 되죠.

작가는 연인을 속상하게 만드는 사람이죠.

꽃을 보느라 약속시간에 늦고 자기 안의 세계로 빠져들죠. 

작가는 퍼진 라면에서도 기쁨을 찾아내죠.

화장실에서도 삶의 지혜를 얻고 아픔에서 생의 의미를 깨달아요.  

작가는 세상 모든 것을 재료로 삼아 자신을 위해 요리하죠.

작가는 세상 모든 곳을 자신의 서재로 만드는 사람이죠. 

작가는 자신에게 들어가 새로운 세상으로 나오는 사람이죠.

그는 꽃을 보러 돌아가죠. 매화 피기 전부터 질 때까지 지켜보죠.

비가 오면 개양귀비 꽃을 걱정하는 사람이죠. 

작가는 동네 어디에 무슨 꽃이 피는지 알죠.

거리를 걷는 사람들이 저마다의 계절에 핀 꽃임을 알죠. 

작가는 자신 안에 피고 지는 모든 꽃의 이름을 

기록하는 사람이죠. 


쓰다 보니 꽃이 지고 잎이 지죠.

쓰기 위해 입술 지고 한숨짓죠.     

쓰다 보니 어느새 푸른 숲이. 

쓰고 나니 어느덧 반짝 별이. 



글쓰기 수업 <오나이쓰!> 연재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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