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왜인지 잠 못 드는 밤이다. 한 사람의 커피 관련 글을 봐서 일까? 그분의 열정은 대단했다. 문득 나의 열정과 나도 모르게 비교를 하게 되었다. 커피... 커피가 좋았고, 아직도 좋아한다. 커피에서 나오는 다양한 향미는 나의 하루에 많은 영향을 준다. 좋은 향미의 커피는 하루를 기분 좋게 해 준다. 하루에 한 잔은 사무실에서 꼭 드립을 해 먹는다. 예전에 커피를 하면서 망가졌던 속은 아직도 돌아올 기미를 보여주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하루에 한 잔이라는 양으로 제한을 두고 커피를 마신다. 그때는 먹고 싶지 않아도 어쩔 수 없이 먹던 커피, 이제는 먹고 싶어도 마음대로 못 먹는다.
예전 어른들 말씀에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지 말라는 말이 떠오른다. 나는 커피를 좋아해서 직업으로 삼았었고, 엄청난 열정을 가지고 커피에 빠져들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어느 카페를 가던, 커피를 마시던 즐기기보다는 나도 모르게 분석하는 나 자신에 환멸을 느꼈다. 그 순간부터 나는 커피와 카페를 잘 즐기지 못했던 것 같다.
나는 커피를 아직도 좋아하지만, 결국 다른 길을 선택해서 왔다. 커피에 지루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어느 순간 쓴 맛이 주 맛인 커피를 두고 다양한 향미를 찾아서 표현하는 것이 나에게 이상하게 다가왔다. 그때 당시 커피에 빠져있어서 내가 정확하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지 못했다.
내가 만약 그때로 돌아간다면 반드시 이 얘기를 해주고 싶다.
너는 카페를 하고 싶은 거니? 커피를 하고 싶은 거니?
커피 산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나는 언제부턴가 이 질문을 한다. 어렸을 때는 몰랐지만, 둘은 엄연히 다른 큰 차이가 있다. 4년 전 나에게 누군가 이 질문을 해줬더라면 나의 인생은 조금 다르지 않았을까 싶다.
나는 지금 완전히 다른 일을 하고 있다. 하지만 아주 가끔은 그렇게까지 한 곳에 열정적으로 행동했던 내가 그리운 거다. 그럼 지금은 안 열정적이냐? 그건 아니다. 지금은 단지 다양한 것을 신경 써야 하지만, 그때는 '커피'에만 신경을 썼고 맛있는 커피를 찾아서 눈에 불을 켜고 다녔다. 뭔가 배울 점이 있다면 하나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온 정신을 집중했었다.
지금은 편하게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취미가 되었다. 하루에 한 잔 마시면서 좋아하고, 맛있는 원두를 주문하고 와서 내릴 때의 설렘은 아직도 좋다. '이번에는 어떤 맛을 보여줄래?' 라며 혼자 속으로 되뇐다. 커피와 나의 인연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그냥 오늘 밤은 뭔가 조금은 마음이 그런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