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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르 Dec 24. 2020

오랜만에 쓰는 글

정리글

정말 오랜만에 글을 쓴다.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서 일단 써본다. 글은 참 처음에 쓰기가 힘든데, 생각을 정리하는데 글만큼 좋은 도구는 없다고 생각한다. 


생각을 정리할 것은 두 가지

1. 죽음에 대하여

2. 나의 삶에 대하여



죽음에 대하여

죽음. 나는 내 나이에 비해 죽음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한 사람이라 생각한다. 순간순간 항상 함께 있는 것이라 생각했다. 누구에게나 오는 죽음을 너무 어렵지 않게, 예의 있으면서 유머러스하게 잘 받아들이고 싶었다. 삶과 죽음은 동전의 앞 뒷면 같은 것이라 여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앞에 나는 그렇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를 더 이상 만날 수 없고 볼 수 없다는 생각에 슬펐다. 물론 그것은 나의 기대와 욕심이라는 것을 안다. 하지만... 나에게 순간순간 슬픔이 찾아온다. 

죽음이란 무엇일까?


사전적 정의

죽음 (네이버 사전 발췌)

죽는 일. 생물의 생명이 없어지는 현상을 이른다.


그럼 죽다. 는 무엇일까?


죽다 (네이버 사전 발췌)

생명이 없어지거나 끊어지다.


둘의 의미를 봤을 때, 여기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생명'으로 보인다. 

생명 (네이버 사전 발췌)

사람이 살아서 숨 쉬고 활동할 수 있게 하는 힘.


활동할 수 있게 하는 힘. 활동하는 힘이 아니라, 있게 하는 어떠한 힘을 생명이라고 한다. 생명은 우리의 힘으로 컨트롤할 수 없다는 게 정의에 나와 있다. 이런 부분을 경험하면 인간은 참으로 나약하고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느낀다. 이것의 연장선으로 나는 현재 갈피를 잃었다. 무엇을 위해 살고,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은 무엇이며, 나의 목표가 어떤 것인지 잘 모르겠다. 나는 스스로 아등바등 산다고 느낀다. 근데 죽음 앞에 섰을 때, 과연 내가 한 행위들이 어떠한 의미가 있을까 싶다. 적어도 내가 원하는 것, 내가 행복한 것을 하고 싶다. 더 나아가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싶다. 물론 지금 내가 하는 일도 가치가 없는 일은 아니다. 제품에 의미를 부여하여 기획하고 판매하는 일은 가치를 재정의하고 재창조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누군가 우리 회사에 와서 일을 배우고 그 사람들이 가정을 꾸리고 생계를 유지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도 가치 있는 일이다. 하지만 그 너머에 무언가 있지 않을까 고민을 하게 된다. 


나의 삶에 대하여


나는 무엇을 하고 싶었던 걸까? 아직도 이건 잘 모르겠다. 분명한 건 어릴 때부터 당연히 무언가를 팔았다. 아직도 머리에서 선명히 기억이 나는 건, 초등학생 때 너무 심심해서 집에 있는 물건을 가지고 놀이터에서 애들에게 팔았던 기억이 난다.  나에게는 그게 놀이였고 재미였다. 성인 돼서 갖는 직업도... 아이템이 달라졌지 나는 계속 무언가를 팔고 있다. 커피에서 소비재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어릴 때는 단지 그게 재미있었다. 근데 지금은 그게 재미있나? 즐거운가? 그 과정이 흥미롭나?  잘 모르겠다. 내가 진행할 때 그거에 맞는 결과가 나오면 좋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힘이 든다. 내가 결과에 대해 기대하기 때문이구나. 나는 결과가 안 좋아도 그 과정 자체만으로 행복하고 좋아하는 것은 없나? 커피? 그것도 결과가 좋지 않으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그래서 먹고 또 먹고... 나는 커피를 할 때, 뭘 위해 그렇게 열정적으로 했을까? 그렇게 열정적이었나? 


아... 나는 지금 내가 볼 수 없는 영역을 생각하고 있는 거구나. 


지금은 내가 아무리 고민한다 해도 그게 보이지 않을 거다. 의문문에서 머릿속에 정답이 바로 떠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의 나는 모르기 때문에 '삶 속에서 언젠가는 답을 찾아내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기대를 갖는다. 물론 이 길의 끝에 '죽음'이 기다리고 있을 거다. 하지만 나는 인간의 삶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아마 나에게 '죽음'이 정말 직면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렇게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아마 그럴 것이다. 정말 자신이 경험해보지 않은 일은 그 누구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나는 이렇게 또 아무것도 정의 내리고 정리하지 못 한 체 살아간다. 죽음에 대한 것도, 나의 삶에 대한 것도. 언젠가는 확실하게 보이고 정리되는 그 날을 기대하며 오늘도 하루를 열심히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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