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에서 즐긴 소박한 음식들
오키나와에서 찬푸르를 꽤 많이 먹었다. 소시지, 야채, 계란 등에다 고야(여주)를 넣으면 '고야 찬푸르'
두부를 넣으면 '도후(두부) 찬푸르' 등으로 불리는데 중국에서 왔다는 요리다.
어떤 인터넷 정보를 보니 인도네시아에서 왔다는 설도 있다는데 확실치 않다고 한다. 인도네시아에서 왔다고 하더라도 그곳에 있는 중국 화교들이 만든 것이 아닐까? 오키나와는 예로부터 중국 영향을 많이 받았으니까... 짬뽕 같은 데서 오는 '짬, 참, 찬'... 이런 말들이 어딘지 연결이 되는 것 같다.
어쨌든, 어디서 나온 것이든 오키나와에서는 많이들 먹고 여행 중에 많이 먹었다.
그리고 집에 와서도 많이 해 먹는다. 반찬 남은 것 넣고 대충 볶으면 되니까. 반찬 없을 때 해 먹기가 좋다.
그래도 오키나와 하면, 역시 오키나와 소바다.
공항에서, 나하의 국제거리에서 먹을 때는 그저 그랬다. 먹을만했지만 특별하게 좋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러다 미야기 해변의 하마야 소바 전문점에서 소바를 먹고 뿅 가버렸다.
이곳은 오키나와 소바, 하마야 소바 모두 파는데 오키나와 가이드북 '디스 이즈 오키나와'에 의하면 하마야 소바는 소금으로 간을 내고, 오키나와 소바는 간장으로 간을 낸다고 한다.
두 개 다 먹어보았는데 육수 맛을 따로 구분할 실력이 나는 안된다. 다 맛있었다.
따로 간을 내는데 내가 구분을 못했거나, 아니면 육수를 하나로 쓸 수도 있다.
눈으로 구별되는 것은 돼지 갈빗상 두 점이다. 오키나와 소바에는 그것이 얹혀 있다. 하마야 소바에는 없다.
아래 사진은 오키나와 소바다.
맛이 구수하고 담백해서 아주 좋았다. 지금도 먹고 싶다. 속도 편하다.
오키나와 소바든, 하마야 소바든 모두 일본과 달리 메밀을 쓰지 않고 100% 밀가루로 만든다는데 호오가 분명하다. 그걸 무슨 맛으로 먹냐는 사람들도 있고, '소바 앓이'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나는 후자다. 맛있다.
오키나와 사람들은 돼지를 사랑하여, 울음소리 빼놓고는 다 먹는다는데 아래는 돼지 족발 '데비치'다.
구수하고 튼실하다.
오키나와에서 먹은 것을 다 이야기할 수는 없는데, 블루실 아이스크림은 빼놓을 수 없다.
오다가다 많이 사 먹게 된다.
그런데 더 맛있는 것은 이시가키 섬의 어느 목장에서 직접 만드는 '미루미루 혼포' 아이스크림이다.
렌터카가 있는 사람은 직접 찾아가서 먹는다는데 버스로 다니던 나는 공항에서 먹을 수 있었다.
먹다가 너무 맛있어서 죽을 뻔했다. 세상에... 이런 맛이...
이상한 아이스크림은 소금 아이스크림.
이사가키 섬에서 맛보았다. 소금이 무려 10가지. 후추 소금, 와사비 소금, 다이너마이튼 소금...
짠 것과 단 것이 궁합이 맞았다.
날씨가 더워 땀을 흘리니 이런 아이스크림도 나오는 것 같다.
오키나와에서 맛을 찾아다니지는 않았다.
그냥 되는대로 다니며 즐겼다. 그 여유와 한적함이 더 좋았다.
아,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게 있다.
부쿠부쿠 커피, 부쿠부쿠 차.
류큐 왕국의 귀족들이 부쿠부쿠 차를 마셨다는데 거품은 쌀뜨물과 재스민 차로 만들었다고 한다.
거품 맛은 별로 없다. 신기해서 마셨다. 류큐 귀족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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