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부릅뜨고 지나가는 시간을 바라볼까
시간이 정말 빨리 지나간다.
요즘 내 모습을 그려보면, 어디를 갈지 정하지도 않았는데 시간만 얄밉게 지나가는 상황인 거 같다. 그래서 일단 냅다 뛰고 있지만, 확신이 없어 계속 주변을 바쁘게 두리번거리지만 몸은 직진은 하고 있는 모습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시간만 지나갈까 봐 두렵다.
멍하게 의미 없이 핸드폰 보며, 시간이 지나갈까 봐
몇 개월 만에 본 엄마가 많이 늙었을까 봐
과거의 실수를 만회할 수 없을 정도로 시간이 많이 흘러가 버릴까 봐
같은 생각과 후회를 지닌채 10년이 지난 후에도 똑같을까봐 무섭다.
우습지만 20대에 나는 안 늙을 줄 알았다. '나이듦'만큼 너무 나도 명백한 사실이지만 매우 비현실적인 것은 없다. 그런데 나이 듦을 느끼는 지금, 시간은 너무나 빠르게 지나간다.
아이러니한 사실은 시간이 아까울수록 지금의 순간을 즐기지 못하는 것이다.
과거에 하지 못한 행동을 생각하느라 지금 이 순간을 또 버리고 있다.
미래를 고민하느라 지금 이 순간을 즐기지 못하고 있다.
요즘 출근하기 전 조금 일찍 일어나서 책상에 앉는다.
약 1시간 조금 넘는 시간 동안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한다. 이렇게라고 하지 않음 시간이 더 빨리 지나가버릴 거 같아서 마치 눈을 부릅뜨고 도망가는 시간을 붙잡듯 꾸역꾸역 일어나서 책상에 앉는다. 과거에 늦잠 잤으니 지금 일어나야 해라고.. 이 순간을 또 희생하고 무시한다.
오늘 다시 마음을 새롭게 한다. 지금 이 순간을 최대한 존중하기로.
이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되 최대한 느끼고 즐기고 지금의 나를 존중하기로 한다.
지금 내 손에 쥐고 있는 것을 감사하고 즐기면서 미묘하게 달라진 나의 순간에 집중해 보자. 똑같은 시간에 일어나서 책상에 앉지만, 그렇게 할 수 있음에 감사하자. 그리고 내일 어떤 일이 일어나든 좋은 일이든 그렇지 않든 그건 그때 생각하자, 그때 그 순간에게 맡겨보자.
지금은 지금에 충실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