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은 파주에 있는 부모님 댁으로 와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정말 더 게으를 수 없을 듯 굴러다니며 주말을 보냈는데, 그래서인지 어젯밤엔 정리도 되지 않은 글을 발행하기에 이르렀다. 격일로 연재하는 것도 호락호락 하지만은 않은 것이었다. 결국 벼락치기하듯 우다다다 썼지만 자정을 2분 넘기고 말았다. 다행히 '시간이 지났으니 발행이 불가합니다' 같은 알림은 뜨지 않았다. 잠깐만, 다행인가? 흠.. 글의 퀄리티가..
그래서 퍼뜩 찾아온 양심의 가책 때문인지, 주말에도 쓰는 사람으로써의 정체성을 놓지 않겠다는 각오 때문인지 저녁 식사를 한 뒤 아파트 독서실에 내려왔다. 늘 재개발 재건축에 어느정도 반대해왔지만 썩 좋군요 요즘 아파트.
그러니까 오늘 쓰고싶었던 건, '몸을 가볍게! 당연한 기본을 하자'는 것이다. 내 몸이 조금 더 움직이는 쪽을 택하는 게 많은 경우 더 옳고, 좋다. 돌이켜 봤을 때 남아있게 된 후회라는 감정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아 반복 재생된다. 후회가 남지 않게 하는 방법은 엉덩이를 가볍게, 망설이지 말고 바로 행동하는 것이다. 설령 그게 경솔한 행동이라 할지라도. 지난 날을 되돌아보니 해놓고 후회할 확률 보다 하지 않아서 후회할 확률이 훨씬 높았다.
요즘의 나는 몇일 째 상대에게 적당한 감사의 제스쳐를 표하지 못한 것에 마음 찜찜해 하고있다. 마음이 찝찝할 때는 당장 내 마음을 표현하거나, '상대방은 나처럼 그 순간을 크게 받아들이지 않았을 거'라는 걸 인지해야한다.
나를 가장 많이 신경 쓰는 인간은 나 뿐이다. 사실 나라는 인간은 내 일거수일투족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어떻게 비춰질지 생각하는 타입의 인간이다. 많은 순간 전혀 그렇지 않지만, 또 많은 순간 그렇게 예민하고 섬세한 인간이 된다. 이건 어쩔 수 없다. 켜켜히 쌓여온 유전이라는 성질과 지난 30년의 생활, 배경이 합쳐진 나라는 사람의 성향일 것이다.
다만 명심해야 할 것은, '그'는 나와 같이 생각하지는 않을 거라는 것. 그렇게 생각하면 생각에 사로잡힌 데서 얼마간 자유로워진다. 약간은 너그러워진다고 할까. 내가 그와 같지 않듯 그는 나와 다르다. 다르게 느낄 것이다. 그러니까 내가 챙겨야 할, 내가 컨트롤 할 수 있는 것만 신경쓰자. 나는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바를 행할 뿐이고, 그것에 대해 어떻게 느낄지는 그의 몫이다. 내가 어떻게 관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관여 해봤자 뭐 어쩌겠나.
내가 컨트롤 할 수 있는 건 지금 여기에 있는 나 뿐이다. 그러니 늘 망설이지 말고 행동하자. 행동하고 그게 아니면 사과하고 정정하면 그뿐이다. 행동하지 않으면 정정할 기회마저 잃어버린다. 내가 했어야 할 행동은 이제 머릿속의 관념이 되어 뇌 안쪽에서 오래도록 재생된다. 아무 의미없이. 세상에 존재하지도 않았고 앞으로도 존재하지 않을 아무 의미없는 가상 시뮬레이션을 돌리며 두뇌라는 컴퓨터의 전원을 낭비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까, 그냥 하자. 움직여. 아, 이건 내 스스로 하는 말이었습니다.
움직임의 기반은 내가 생각하는 '기본'을 지키는 것. 그 기본이란 것 또한 사람들 각자가 정의하는 게 다르겠지만 예컨데 감사할 때 감사를 표현하는 것, 사과할 때 숨기지 않고 정직하게 사과하는 것, 반갑게 인사하는 정도의 기본은 세상이 아무리 복잡하다해도 기본으로 통할 것이 분명하..
겠지? 그렇게 믿는다. 곰곰이 돌아보니 기본이 아닌 것도 같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