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짧음에 관하여 - 딘 리클스
유한한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
특별한 걱정 없이 현재를 살았던 나의 십 대.
과거에 사로잡혀 현재를 살지 못했던 나의 이십 대.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현재를 살아가지 못하고 있는 삼십 대.
흘러온 시간을 돌이켜보면 '현재'를 살았던 십대가 가장 행복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고 확실한 목표가 없었다는 것이다. 나의 삶은 뚜렷한 목표 없이 현재만 살았던 것에 대한 청구서를 이십 대의 나에게 들이밀었다.
재수 생활을 시작으로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항상 행복했던 과거를 그리워하면서도 미래를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던 자신을 비난했다. 그러지 말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어떤 일을 하며 살아갈 것인지에 대해 생각하고 그것들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며 현실을 살았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그렇게 전공을 따라 일을 시작했지만 계속 과거의 행복했던 기억과 후회를 안고 살아갔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맞이한 삼십 대는 달랐다. 더 이상 과거에 대한 생각은 떠오르지 않았지만, 미래에 대한 두려움에 사로잡힌 것이다. 분명히 현재 직업을 가지고 평생 살아갈 수 없을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만약 하고 싶은 일이 생겼더라도 서른이 넘은 나이에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 가능한지 등 미래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에 사로잡힌 채 직장 생활을 이어갔다. 하지만 이대로 사십 대가 되면 정말 절망할 것 같아서 결국 삼십 대의 딱 중간. 서른다섯이 끝나가는 시기에 퇴사를 했다.
의외로 게으름을 참지 못하는 일개미 같은 사람이라서 직장 생활을 할 때보다 더 부지런히 살고 있다. 그동안 도전해 보고 싶던 일을 하며 말이다. 물론. 모두 실패하고 있어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지만.
한 가지의 도전에 실패하고 나면 또다시 과거와 미래에 사로잡혀 자신을 괴롭힐 때가 있다. 이때 잠도 안 오고 제대로 호흡하기 힘들 때도 있지만, 차분히 정신을 다잡고 천천히 호흡하면 몇 분 안으로 괜찮아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느끼고 있는 괴로움은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하며 생활하고 있다.
이미 몇 달 전 새로운 길로 뛰쳐나왔는데 과거와 미래에 사로잡혀 고통스럽게 살고 싶지 않다. 시간은 과거로 돌릴 수 없고 아직 오지 않은 미래로 갈 수 없다. 현재는 과거의 결과이고, 미래는 현재가 만들어 가는 것이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이다.
다만 온전한 현재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명확한 목표가 있어야 된다는 점이다. 삶은 유한하기 때문에 하고 싶은 일을 다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명확한 목표 없이 부지런히 살아가는 것은 온전히 현재를 살아간다고 할 수 없다. 지금의 나는 내가 원하는 것. 조금 더 목표를 명확하게 세워야 된다. 하고 싶은 일의 범위를 더 좁혀나가야 된다. 조금 더 현재를 살기 위해 노력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