쥴쌤이 추천하는 Comic Strips
일상생활에서 영어를 의사소통 수단으로 사용하지 않는 EFL 환경의 한국에서, 영어 공부의 가장 아쉬운 부분으로 꼽는 것이 자연스러운 생활영어 표현을 익힐 기회가 극히 적다는 것인데요. 기본 문장 구조를 연습이 주가 되는 초급, 대개 어떤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중급 수업 어디에서도 메일 일상에서 쓰이는 찐 생활영어 표현들을 익히거나 연습할 기회가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게다가 이런 표현들은 막상 쓸만한 상황에 부딪쳐서야 그 필요를 느끼게 되고, 그때는 이미 늦지요. 교재에도 잘 나오지 않고, 사전에서 찾기도 어려운 이런 표현들은 어떻게 배워야 할까요? 간혹 인터넷 커뮤니티 중심으로 '생활영어 표현' 리스트 등이 공유되곤 하는데, 학습 효과에 대해선 고개가 갸웃합니다. 이렇게 상황(문맥, context)과 연결되지 않은 표현들은 쉽게 암기되지도 않고, 정작 필요할 때 제대로 떠오르지도 않거든요.
저는 Comic Strip 이라고 하는 네 컷 또는 짧은 길이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만화를 추천합니다. 일상생활을 소재로 한 Comic Strip은 재미와 재치가 넘쳐서 즐겁고 자연스럽게 찐 생활 영어 표현을 만나고 익히기에 정말 좋습니다. 제가 예전에 소개했던 만화 Baby Blues 도 그중의 하나지요.
https://brunch.co.kr/@julien/41
오늘은 Baby Blues 를 포함하여 다양한 Comic Strip 을 만날 수 있는 사이트와 여기서 볼 수 있는 저의 다른 추천 작품들도 소개해 볼게요.
GoComis 는 다양한 만화들이 알파벳순, 클래식(명작), 정치풍자 작품 등으로 잘 정리되어 있어 이용하기 편리한 웹사이트입니다. 자신의 일상과 가장 비슷한 배경의 작품을 고르시면 보다 공감 가는 생활 영어 공부에 도움이 될 거예요. 요즘 제가 즐겨보는 만화는 Stone Soup 과 Pickles 라고 하는 작품입니다.
Pickles 는 고집세지만 능청맞은 은퇴한 노인 Earl 과 전형적인 부지런한 할머니 주부 Opal 사이에 벌어지는 공방이 주된 내용입니다. 종종 그들의 딸과 손자, 주변 친구나 이웃들의 이야기도 등장합니다. 이 작품은 위에 소개한 GoComics 에서도 볼 수 있고, 공식 웹사이트도 따로 있어요.
https://www.picklescomic.com/comics
Pickles 를 보다 보면 제가 일상에서 만나는 능청스럽거나 어이없는 상황들을 영어버전으로 만나곤 합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아주 사소하지만 찐 생활영어 표현들을 만나는 소소한 재미가 있어요. 예를 들어, 아래 에피소드에 나오는 fuzz ball 은 스웨터 등에 생기는 보풀을 의미하는데, 이런 단어들이 시험 단어보다 훨씬 더 현실적으로 자주 쓰거나 접할 법하지 않나요?
"여긴 지루해요. 어떻게 재밌는 걸 하나도 안 할 수가 있죠?"
"그건 사실이 아니구나. 우린 아주 재미있어요."
"지금도 재미있는 일을 하고 있지, 안 그런가요, 여보?"
"당신은 뜨개질을 하고 있고, 나는 스웨터에서 보풀을 떼내고 있지. 이게 재미있는 게 아니라면, 뭐가 재미란 건지 난 모르겠군."
(자연스러움을 살리기 위해 다소 의역하였습니다)
부부보다는 10대 자녀와 부모 간의 이야기에 더 관심이 있다면 Pickles 보다는 Stone Soup 을 권합니다.
https://www.gocomics.com/stonesoup/
아래 에피소드의 자녀의 스마트폰 중독에 대해 걱정하는 엄마의 모습은 우리나라 엄마들과 조금도 다르지 않죠?
"Holly가 스마트폰에 너무 의존하는 것 같아."
"폰을 절대 내려놓지를 않아. 허구한 날 메시지 확인을 하고 있는데, 내가 아주 미치겠어."
"Joan? (내 말 듣고 있어?)"
"어, 이만. 뭐라고? (폰 메시지 보느라 얘길 제대로 못 듣고 있었음)"
(자연스러움을 살리기 위해 다소 의역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drive somebody nuts (...를 미치게 하다) 같은 구어체 표현도 나오고, 우리가 교실과 책에서 배운 문법도 자연스럽게 배어있습니다. 실용 문법의 대표 교재인 Grammar in Use Intermediate (그래머인유스 인터미디엇, 캠브리지출판사)의 Unit 3에 나온 'be always ~ing' 구조의 문장이 보이시나요? 제가 강의에서 얘기해 드린 '허구한 날, 맨날, 내내~' 그 느낌이 그대로 적용된 예문이죠?
해외여행을 가도, 잠깐 어학연수를 가도 이런 일상의 영어를 깊고 풍부하게 접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심지어 수년 동안 유학을 하신 분들도 학업 관련 영어가 아닌 부분에 대해서는 늘 부족하고 목마름을 느낀다고 하시죠. 소소한 일상을 담은 Comic Strip 은 간단하면서도 가장 평범하고 공감 가는 그들의 생활과 언어를 간접적으로나마 접하기 정말 좋은 수단이랍니다.
찐 생활영어를 익히고 싶다면 Comic Strip 에피소드 하루에 하나씩, 오늘부터 바로 시작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