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다못해 돌멩이를 보고서도 너를 떠올려야하는 날들도 있었다. 길을 가다 발 앞에 놓여진, 뜬금없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돌멩이를 보면 더더욱.
타고난 천성 때문일까. 문을 잡아준다거나 종업원에게 친절한 것은 물론이고 너는 네 앞에 없는 사람들까지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카페에서 한참을 놀고난 뒤 네 차로 걸어가고 있는데 갑자기 네가 걸음을 멈추었다. 도로 한복판에 놓여진 돌멩이 때문이었다. 너는 그걸 줍더니 길 가장자리로 옮겼다. 가만히 쳐다보고 있던 나에게 너는 씩 웃더니 운전자들을 위한 배려라고 했다. 저런 거 밟으면 타이어에 좋지 않을 거라면서. 그 모습이 기특해서 나도 같이 씩 웃었던 기억이 있다.
그날 네가 움직여놓은 건 돌멩이 뿐만이 아니었다. 분명 내 마음도 그 사소하지만 사소하지만은 않은 일을 기점으로 더 움직이게 되었으니까. 그리고 그런 너를 따라 나도 내 다음사람을 위해 제자리에서 벗어나있는 것들을 정리하게 되었다. 쓰러져있는 입간판이라던가, 네가 치웠던 돌멩이 같은 것들을 말이다. 이런 습관은 굳이 고칠 필요 없겠다 싶었다. 그저 고마워하며 오래 오래 지켜나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