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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ee Dec 10.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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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는 존재는 나를 거쳐간 무수히 많은 사람들의 파편들이 모여 이루어진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나를 이룬 사람들 중 부모님 다음으로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사람들을 생각해보니 곧바로 시애틀에서 내가 만났던 사람들이 떠올랐다. 나이가 많고 적음과 상관 없이, 각자 어떤 배경을 지나왔는지와는 상관 없이 친구로 다가와서 가족이 되어준 사람들. 친구와 가족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 사람들을 나는 friend와 family를 합쳐 friemily라고 부른다.


그들은 각자가 가진 자원을 각자의 방식대로 나에게 아낌없이 부어주었는데, 사랑을 받은 방식이 워낙에 다양해서 나는 이해할 수 있는 사랑의 언어가 많이 늘어나게 되었다. 누군가에게는 삶을 살아가는 방식을 배우기도 했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서는 내가 가진 능력을 발전시키는 법을 배우기도 했다. 삶과 마음의 안팎으로 나를 많이 어루만져준 덕분에 첫 홀로서기를 한 시애틀이라는 곳에서 나는 자주 넘어졌음에도 금방 일어설 수 있었다. 


고마운 마음이 참 커다란데, '고맙다'는 단순한 인삿말을 남기기는 싫어서. 내 마음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 방법을 고민하다가 선택하게 된 것이 바로 글쓰기. 그래서 앞으로의 이야기들은 내가 만난 'friemily'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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