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렁양 에세이
여름은 왜 더울까. 아니 웃기게도, 모든 여름이 그렇지 않다. 그러니까, 장소가 어디냐에 따라서 여름은 다르다. 하와이에서의 여름은 대부분 날이 좋았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여름은 점점 덥고, 습하고, 열받는다. 이걸 어떻게 해야할까. 할 수 있는 게 있을까. 뭘 할 수 있는가. 할 수 없지 뭐. 그럼에도 그렇다. 여름을 돌아본다. 나는 여기있구나. 여름은 여기에 있구나. 언제나 점점 더 뜨거운 여름은, 항상 돌아오는 구나. 어쩔까. 모르겠다. 모르겠지만, 돌아온다는 것. 이것은 지구가 멸망하지 않는 한은, 그럴 것 같다.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는 것은, 어쩌면, 다행인건가. 우리의 불안은, 대부분 ‘모른다’에서 온다. 미래에 대한 불안. 관계에 대한 불안. 미래도 알 수 없고, 관계도 내가 나도 모르는데, 상대방은 어찌 알 수 있을까. 그러니, 불안한 것이지. 하지만, 불안한 마음이 나를 지배하지 않게 해야지. 나를 덮지 않게 해야지. 뜨거운 여름이, 매해 오는 걸 알아도, 덥지 않는 건 아니다. 짜증나지 않는 건 아니다. 그러니까, 안다고 해도, 힘든 건 힘든 것이라는 사실이다. 미래도 모르고 관계도 모르지만, 몰라도 된다. 불안할 필요가 없다. 땀 뻘뻘 흘릴 때, 시원한 맥주 한 모금에 캬~ 소리내는 즐거움, 뜨거운 여름에 만날 수 있는 수박의 달콤함, 청량한 여름 바다를 바라보며 호캉스하는 맛, 이런 건 더운 여름에나 만날 수 있다. 더워서 짜증나지만, 더워서 만날 수 있는 것이다. 미래나 관계나 불안하지만, 미래를 성실을 준비하는 나 자신을 칭찬하며 뿌듯해 하거나 내가 알지 못했던 나의 친절이 누군가에겐 위로가 되어 마음이 풍성히 차오르기도 한다. 그러니까 뜨거운 여름, 이렇게 끄적거리는 우리를 칭찬해 본다. 알든 모르든, 상관없다. 우리는 그저 오늘의 뜨거운 여름을 즐기면 될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