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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땡그리엄마 Sep 06. 2020

엄마 과학자 생존기 - 27

27. 코로나 재확산과 기초체온


27화 코로나 재확산과 기초체온




지난 여름, 코로나가 슬며시 잠잠해지는 양상으로 보였다.

강의를 맡은 학교에서는 2학기 수업을 온라인 대신, 대면수업을 한다는 노티를 했고,

아이의 유치원 역시 개학을 그대로 진행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하였다.

집단 휴원을 해야 하는 거대한 감염이 없어, 많은 사람들이 드디어 코로나에 적응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예상은 빗나갔다.

무섭게 상황이 급변했다.

8월 15일이었다. 집회가 있었다. 이 시국에.....ㅠㅠ

자신의 신념을 지키겠노라며 코로나 펜데믹을 무시한 집단의 무모함은 결론적으로 많은 이들을 위험에 빠트렸다.

우리 가족은 코로나 재확산 막기에 당연히 동참하려고 광복절둥이인 신랑의 생일 기념 가족여행도 포기했는데 말이다.^^


초기 코로나 집단 발병은 그저 안타깝기만 했다.

초기 코로나는 독한 감기 정도로 오해를 받았고,

그로 인해 많은 이들이 이 위험성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인간의 무지+안일함이

트리거가 되어 퍼져 나갔다.

시간이 흐른 뒤에는 저임금 노동자들이 자신의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위험함을 무릅써야 했던 배경도 깔렸다.

그저 안타깝고 슬프기만 했던 시국이었다.


코로나 발병을 통해 아이는 정해진 진료를 받을 수 없었다.

사실 아이는 지역 거점 병원에서 성장 추적 관찰 중이었다. 검사상 아무런 이상이 없는데 몸무게가 늘지 않는 특이체질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 초 우리는 병원에 갈 수 없었다. 우리가 방문해야 하는 병원이 바로 감염병 거점 병원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지역 거점 병원은 옆 광역시였기 때문에, 지역을 이동하여 진료를 본다는 것이 코로나 펜데믹 상황에서는 매우 조심스러웠다.

그래서 3월에 받아야 했던 진료를 미루고 미루어 발병률이 잠잠해지기를 기다렸다. 완전히 종식되기 전이라도, 그래도 어느정도 발병률이 줄어드는 시기에 병원에 방문하는 것이 그나마 안전할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그런데 망했다.

후후후후후 서울에서 시작된 파이팅 넘치는 안일함은 내가 사는 지역까지 신나게 퍼지고 있다.

특히 아이가 방문해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 옆 동네는 대환장파티가 일어났다. 여기저기서 아주 난리가 났다.ㅠㅠ

그래 결론적으로 이번 9월에도 아이는 성장 추적 진료를 받을 수 없을 것 같다.....ㅠㅠ

안그래도 병원도 부족한 동네, 감염병 거점 병원이 곧 지역 거점 병원이 되는 현실....

감염병 덕에 진료를 꺼리게 되는 웃기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었다.

뭐 사실 잘 소독하고 가면 되긴 할 것이다. 이론적으로는 그렇다.

머리로는 알고 있다. 마스크 잘 쓰고, 손 잘 씻고하면 괜찮다고....

그런데 이러한 소소한 규칙을 무시하고 다니는 사람들이 무섭다.

8월 집회를 겪지 않았으면 이런 사람들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겠으나,

이런 분들이 우리 주변에 존재한다는 것을 깨달은 뒤, 아이를 데리고 어딘가에 가는 것  자체라 좀 공포스러워졌다.


사고친 분들은 이걸 알려냐 모르겠다.....-_- 젠장

수도권 집단 발병이 뜨고, 사회적거리두기가 다시 시행되었다.


강의를 맡은 학교의 모든 수업은 전면 비대면으로 바뀌었다.

어른답지 못한 어른들의 행동은 올해 입학한 신입생들의 일상을 파괴했다.

대학교 1학년때에나 누릴 수 있다는 캠퍼스에 대한 설레임은 저 멀리 사라졌다.

올해 아이들은 동기모임도, 동아리모임도, 어른들이 낭만이라 하던 캠퍼스 잔디밭 맥주 한캔 조차 할 수 없다.

신나게 놀 수 있는 대학축제도, 체육대회도....

사회적인 라포를 형성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이 없어졌다.

그리고 그런것들을 경험하지 못한채 아이들은 내년 3월 선배가 된다.

참.....참.....애들한테 잘 하는 짓이다 싶다.


유치원생들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올해 유치원 졸업반인 땡그리는 소풍을 갈 수 없다.

제일 좋아하는 숲체험도 박탈당했다.

숲체험이 없어지고, 소풍이 없어지니 엄마 아빠의 숙제가 늘었다.

식물, 곤충 등이 싫어서 화학과에 진학한 엄마 아빠에게 텃밭을 키워야 하는 강제 미션이 주어졌다.

땡그리에게는 미안하지만, 그 텃밭 다 죽었다...

발아까지는 어떻게 하겠는데, 그 이후 생장이 어렵다는 결론을 얻었다.

그냥 엄마 아빠 손이 망손이라고 쳐야 할 것 같다.

하튼, 뭐 올해 아이는 그렇게 아무곳도 가지 못했고, 아무 사진도 찍을 수 없었다.

졸업앨범......이 존재 가능할라나 모르겠다.

뭐 지금 아이들의 현실이 이러하다.


참! 유치원 원격수업도 시작되었다.

원래 아이는 격주로 유치원을 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유치원에서 대면할 수 있는 인원을 1/3로 줄여야 하기 때문이었다.

다른 엄마들의 배려로, 아이 유치원에서는 맞벌이 가정 자녀만 매일 등교하는 것으로 진행되고 있다.

다른 엄마들의 배려가 없었다면, 나는 아이를 데리고 출근을 하고,

아이에게 게임기나 패드를 쥐어주고 비대면 강의를 해야 할 뻔 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힘든 부분은 아이의 기초체온이다.

땡그리는 기초체온이 높다.

내부 에너지가 많은 듯 하다. 아니면 활성화 에너지 방출이 좋던지...

뭐 암튼, 아이는 그래서 오후 낮시간엔 항상 체온이 높았다.

특히 뛰어 놀고 나면 늘 열이 높았다.


이런 아이의 특징은 코로나 전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문제가 되고 있다.

교육부에서 내려온 지침에 따르면 아이들의 체온은 37.5도 이하로 유지되어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그 이상 온도가 올라가는 경우, 30분 뒤에 다시 재측정을 하고 그래도 떨어지지 않으면 격리 후 보호자의 인계를 받아 귀가를 한다.

귀가 후, 아이의 체온을 체크하여 발열이 의심되는 경우 선별 진료소에 가야 하는 것이 현재 정해진 룰이다.


이 룰에는 한가지 간과된 부분이 있다.

아이들의 기초체온 이슈이다.

인간의 체온은 케바케다. 즉 사람마다 기초체온이 다르다.

어떤 사람은 체온이 낮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체온이 높기도 해서 열이 나는 기준이 보통보다 높은 경우가 있다.

나와 아이가 바로 기초체온이 높은 쪽에 속한다.

그래서 나도 아이도 38도는 거뜬히 넘어가줘야 아 열이 나는구나 하는 체질이다.

즉, 컨디션이 좋아 하이 텐션을 찍는 상황에서 열을 재면 우리 아이는 대게 37.6~37.7 정도를 유지하는데,

이 문제는 코로나 시국에서 하원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아이를 일단 유치원에 등원시키고 있는 프리랜서 과학자이고 스타트업 창업자인 내 입장에선,

5분 대기조가 되어야 한다는 문제가 발생된다.

언제든지 아이를 하원시켜야 하기 때문에, 강의를 할때도, 외부업체와 미팅을 할때도 나는 늘 핸드폰을 키고 있어야 한다.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기초체온을 확인 할 수 있는 방법은 없기 때문이다.

일괄적인 지침이 있고, 거기에 맞춰서 우선 대응을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역시 힘들고 어려운것도 사실이다.


말이 좋아 5분 대기지, 아이의 유치원과 내 사무실은 차로 35분 거리다. 거리로는 25km 정도....

연락을 받고 바로 간다고 해도 참 멀다 멀긴....

그렇다고 언제든지 아이를 격리시켜 하원을 하기 위해 그 주변에 대기를 할수 있는 상황도 아니지 않은가?

앞으로도 감염병은 계속될 것이라는 전제하에...

우리는 문제점과 해결점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기초체온 이슈는 정말 한번쯤 고민해봐야 하는 문제가 될 듯하다.


대부분이 이런 이슈를 고민하고,

손을 씻고, 결혼식과 신혼여행을 포기하고,

0세 아동들마저 마스크를 써야 하고, 손을 씻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

7세 아동은 집 안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 한다며 양팔을 벌려서 손이 닿지 않게 떨어져 앉아야 한다고

엄마 아빠를 가르치는 이 시국에...


코로나는 정부의 조작이고 음모고...

그러면서 자가격리하면서 세금으로 치료 받고 나가신 그 분들.....

그리고 그분들을 믿어 의심치 않는 다른 분들....

자신들이 제대로 된 어른이 맞는지 한번쯤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어린 아이들 보기 부끄러워해야 하는게 맞는것 아닌가?


올초만 해도 코로나를 버텨야 한다고 생각했던 마음이

이제는 룰을 지키지 않는 이들에 대한 분노로 향하려 한다.

다른 사람 탓하고 이들을 혐오하고 이들에게 분노를 보낸다해도

상황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남탓한다고 변하는것도 아니고 그래서 없어질 펜데믹이 아니라는 사실도 잘 안다.

그러나 화가 난다.

한쪽에서는 자신들의 일상을 포기하고 있는데

타인이 포기한 일상의 소중함을 쓰레기통에 쳐박는 행동이 너무 쉽다는 것이.....

그런 포인트가 너무 빡친다.

대체 이분들을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ㅠㅠ

비오는 날 마스크 쓰고 등원중인 땡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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