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무제 Nov 25. 2018

이별 그리고 성장

잊으면서 기다렸고, 기다리면서 잊어간다


+

최근 나의 가장 큰 일은 그를 좋아했고 그와 헤어진 일이다.

내가 정말로 많이 좋아했던 사람이었기에 그와 시작을 약속했다.

이제 막 시작한 감정을 같이 지켜가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짧은 시간이 지나고 그는 먼저 나에게 이별을 통보했다.

우리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일어나지 않았다.

단지 그 며칠 사이에 나를 향한 그의 마음이 식었다고 한다.

왜 그의 마음이 식었는 지 나는 알지 못 했고 나는 그 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나는 그에게 애원했고 매달렸다. 하지만 그는 매정하고 차갑게 떠났다.

정말로 내가 좋아했기 때문에 난 일상 생활을 영위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상처를 받았다.

잊으려고 노력했지만 그가 나에게 돌아오는 상상을 끝없이 했다.

하지만 아무런 의미없는 상상인 것 같다.

.

잊으려고 노력하면서 기다렸고, 기다리면서 점점 잊어갔다.

.

어제 나의 이 일을 친구에게 말했다.

친구에게 말한 밤 나는 악몽을 꿨다.

사람들이 가득 모인 모임같은 장소에 나는 참가했다. 그리고 그 자리에 그도 참석했다.

우리는 서로를 투명인간처럼 없는 사람처럼 취급하면서 곁을 맴돌았다.

아침에 이 꿈을 인지하고 일어나니 정말 기분이 저 끝으로 추락하는 것 같았다.

이제 거의 다 잊은 줄 알았는데 아직 내 무의식에 그를 잊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고

더불어 우리가 함께 웃는 일은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사살받았다.


영화 ‘레미제라블’


저 꿈을 꾼 날 밤에 영화 ‘레미제라블’을 봤다.

거기에 마침 저런 멘트가 나오더라.



내가 그를 잊으려고 노력하면서 가장 많이 한 생각이 이거였다.

나는 이렇게 상처받고 힘들어하고 잘 먹지도 못하고 자지도 못하는 일상을 보내고 있는데

그는 일도 잘 하고 밥도 먹고 술도 마시고 잘 놀러다닐 것을 생각하니 너무 억울했다.


친한 언니가

‘나에게 상처 준 놈들은 다 개새끼야’

라고 말했다.


맞다, 시간이 지날수록 정말 맞는 말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소중한 나를 상처주는 놈들은 다 나쁜 놈이다.

그래서 그 놈도 나쁜 놈이다.


근데 그 와중에 가장 싫은 것은 그 나쁜 놈을 진심으로 미워하지 못하는 나다.


그는 분명 후회할 것이다.

나같이 예쁘고 몸매좋고 성격좋고 경제관념있고 직업있고 개념있는 훌륭한 여자를 놓친 것을.

.

아직도 솔직히 그를 기다리는 마음이 조금 남아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그보다 더 좋은 인연을 만나고 싶은 마음이 더 커지고 있다.

.

사실 나는 내가 이렇게 누군가를 순수하게 좋아할 수 있을 지 몰랐다.

그리고 이렇게 사랑에 상처받고 힘들어할 일이 생길 지 몰랐다.

살면서 처음으로 ‘마음이 아프다’라는 통각을 느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상처를 최대한 안 받는 것이 가장 좋은 일이지만

상처를 받는다면 이 상처를 통해 내가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매거진의 이전글 평범한 직장인 일상에 적응하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