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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 May 18. 2021

델마와 루이스

2월에 썼던 리뷰를 이제서야 옮긴다.


너무 늦게 봤다... 그 동안 명작이라 회자되는 영화들을 보고 실망...이라기엔 좀 그렇고, 아무런 감흥을 느끼지 못한 경험이 수두룩빽빽이다. 대부분의 명작이 명작인 이유는 그 당시에 만들어지고 선보여졌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훗날의 관객들이 이러한 작품들의 가치를 느끼기 위해선 개봉 당시의 시대를 알아야 하고, 그밖에도 작법과 같은 외부적인 요인에 대해 알아야 한다. 그리고 나 같이 적극적으로 영화의 가치를 탐색하고 수용할 의지가 없는 사람들은 그냥... 그 영화를 ‘나도 봤다’는 데에 의의를 두고는 만다.


<델마와 루이스>가 나에게 ‘그런 영화’가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랐고, 또 ‘그런 영화’가 아닐 것이라는 이상한 확신도 같이 들었다. 영화를 관통하는 가장 유명한 장면인 하늘 위의 자동차 씬이 나에게 아주 오래 전부터 충격적인 비쥬얼로 각인되었기 때문에...

말인즉슨 정작 영화를 봤을 때 실망스러울까봐 두려웠다. 또 동시에 이와 같은 장면이 나오는 영화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날 실망시키지 않을 거란 확신 역시 같이 들었다. 이상한 감정이었다. 이런 말을 하는 것도 죄책감이 들지만, 나는 한창 재미 없는 여성서사 영화를 의리로 보는 것에 조금 지쳐있을 때였다. 그래서 영화를 보기 전에 부담이 많았음... 이 영화에 대한 나의 기대가 꺼지지 않았으면 싶어서...ㅠ


그리고 <델마와 루이스>는 대단했다. 영화를 보고 순도 100퍼센트의 벅참 감정으로 인해 눈물이 난 게 몇 년만인지 모르겠다. 역시 난 낭만적인 게 세상에서 제일 좋고, <델마와 루이스>는 자유를 갈망하는 이야기 중에 가장 낭만적인 이야기였다. (그 동안 내가 감정적으로 매마른 것이 아니라 그간 본 영화들이 다 개판이었음을 확신하게 됨) 그리고 난 나를 대신해서 자유를 향해 몸을 내던진 델마와 루이스 이 두 여자를 너무나도 사랑하게 되었다.


정작 내용에 대한 후기는 짧은데 이 영화는 보기 전에 나의 양가적인 감정에 더 무게를 두고 얘기하고 싶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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