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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ywon Kim Mar 27. 2020

'에이트' 팩트체크, 우리가 마주할 미래에 대하여

궁금해서 직접한 에이트 주요 자료 심층분석 

이지성 작가의 ‘에이트’는 다양한 자료를 인용해 인공지능에 의한 전문직 대체가 시작되는 2025년부터 인류 전체의 지능을 초월한 인공지능이 등장하는 2045년까지,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자리 대부분을 대체하고, 수많은 인구가 대규모 실직상태로 내몰리는 암울한 미래를 그린다. 


‘에이트’가 인용한 주요 통계는 아래와 같다.   

    2025년에 현존하는 직업의 40% 이상이 소멸. 2016년에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들이 사회에 진출한 무렵, 2032-2035년 무렵엔 현존하는 직업의 65% 소멸. 소멸하는 직업은 의사, 약사, 판검사, 변호사, 교사, 공무원, 은행원, 세무사, 회계사, 관세사 등 전문직과 대기업 사원 등의 화이트칼라 직종. (세계경제포럼, ‘주요기술과 티핑포인트 전망’, ‘직업의 미래’, 2016)  


    2030년까지 전세계적으로 8억명 이상이 실직. 2017년 기준, 인공지능 기술은 이미 인간 일자리의 50%를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이였으며, 2050년에는 인간 일자리의 100%를 대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할 것. (매킨지글로벌연구소, 2017)  


    “앞으로 10년~20년 내에 일자리의 50% 이상이 인공지능 로봇에 의해 대체된다.” “의사, 변호사, 회계사, 기자, 금융인, 법무사 등 전문직이 단순 노동직보다 더 빨리 대체된다.” (옥스포드 대학교, ‘고용의 미래’ , 2013년)   


곧 우리 앞에 펼쳐질 미래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지금 당장 무엇이라도 해야할 것 같은 조급함을 불러일으키는 수치들이 아닐 수 없다. 나도 위 통계들을 접하고 엄청난 위기의식을 느꼈다. 



그런데, 이게 정말 사실일까? 


기술의 진보는 사회의 발전을 가져오기 마련일텐데, 일자리의 반이 사라지고, 내가 하던 일, 내가 할 수 있는 일 모두 로봇에게 빼앗기는 암울한 미래가 정말 전부인걸까? 기술의 발전에 따라 위기 뿐만 아니라 새로운 기회도 생기지 않을까? 진실이 궁금해진 나는 ‘에이트’의 주요 통계를 직접 점검해보기로 한다. 




분석한 자료: (링크를 누르면 영어 원문자료를 직접 볼 수 있다) 

    세계경제포럼, ‘직업의 미래’, 2016  

http://www3.weforum.org/docs/WEF_Future_of_Jobs.pdf  

    세계경제포럼, ‘Deep Shift : 주요기술의 티핑포인트와 사회적 영향’, 2015  

http://www3.weforum.org/docs/WEF_GAC15_Technological_Tipping_Points_report_2015.pdf  

    매킨지글로벌연구소, ‘사라질 직업과 새로운 직업들, 자동화 시대의 인력 변화’, 2017  

https://www.mckinsey.com/~/media/mckinsey/featured%20insights/Future%20of%20Organizations/What%20the%20future%20of%20work%20will%20mean%20for%20jobs%20skills%20and%20wages/MGI-Jobs-Lost-Jobs-Gained-Report-December-6-2017.ashx  

    옥스포드 대학교, ‘고용의 미래’, 2013  

https://www.oxfordmartin.ox.ac.uk/downloads/academic/The_Future_of_Employment.pdf 




위 자료를 분석한 글은 각각 아래의 브런치 글들에 정리해놓았다. 4차 산업혁명시대가 가져올 미래에 대해 객관적인 견해를 가지고 싶은 사람들은 아래 자료를 살펴보기를 권한다. 





세계경제포럼, 매킨지글로벌연구소, 옥스포드 대학교 자료를 직접 살펴보니, 에이트가 인용한 통계에는 원문과 일부 다른 글쓴이 본인의 견해가 반영되어있음을 알 수 있었다. 



세계적인 지식기관이라고 할 수 있는 세계경제포럼, 매킨지글로벌연구소, 옥스포드 대학교에서 발행한 연구자료에는 ‘에이트’의 내용과 다르게 첫번째, 4차 산업혁명을 통해 많은 새로운 직업들이 생겨날 것이라고 예측한다. “지금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들 중 65%가 사회에 나올 때에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종류의 직업과 역할을 맡게 될 것이다.” (세계경제포럼, 2016) “기술의 발전은 역사적으로 고용시장과 산업에 거대한 변화를 가져왔지만, 동시에 새로운 직업들을 만들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과거와 비슷하게 없어지는 일자리 (2030년까지 4억 개) 보다 더 많은 일자리 (2030년까지 5.5억 개)가 생길 것이다.” (매킨지, 2017). 


두번째로 자료 원문과 ‘에이트’가 다른 내용은 의사, 금융인, 교사, 대기업 임직원 등 고임금, 전문직 보다는 운전기사, 법률비서, 사무보조직, 생산직, 판매직 등 반복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저임금, 중간임금 직업들이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 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이다. “자동화가 보편화되면서 의사, 전문직, 기술직, 기업임원 등, 고임금 전문직에 대한 고용수요는 증가하고 사무보조직, 생산직, 서비스직 등, 중간 임금을 받는 직업에 대한 수요는 감소할 것이다.” (매킨지, 2017) “단순 판매 서비스직, 생산직, 사무보조직, 운전기사, 법률 비서 등은 자동화 확률이 가장 높으며, 10-20년 내로 자동화 될 것이다.” “앞으로는 저임금, 단순 업무가 우선적으로 자동화 될 것이다.” (옥스포드, 2013) 



‘에이트’와 세계경제포럼, 매킨지, 옥스포드의 자료가 내용을 같이하는 것은 첫번째, 앞으로 많은 직업과 업무가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미국 기준, 2020~2030년 사이에 약 50%의 일자리가 자동화 될 가능성은 70% 이상이다.” (옥스포드, 2013). “2017년 기준, 자동화 될 수 있는 업무의 비중은 50%였으며, 적어도 2050년대 초반에는 현재 업무에 쓰이는 시간의 100%를 자동화 할 수 있다.” (매킨지, 2017.) 


두번째는 ‘에이트’가 주장하는 것과 같이 세계경제포럼, 매킨지, 옥스포드의 연구진들도 미래 필수 역량으로 창의력과 공감능력을 뽑는다는 점이다. ‘에이트’는 이 두 능력을 갖추는 것이 ‘인공지능의 주인이 되는 방법’ 이라고 설명한다. 세계경제포럼은 2020년에 가장 수요가 높을 직업 역량으로 문제해결능력, 사회적 역량 (공감, 설득, 협동, 가르치기), 정보처리 능력 (능동적 듣기, 비판적 사고, 자기통제), 분석능력 (분석, 판단, 결정), 인지능력 (유연성, 창의력, 논리적 추론, 문제인식, 수리능력, 시각화) 등을 파악했다. 옥스포드 대학교 연구진은 “컴퓨터에 대체되지 않기 위해서는 그 무엇보다 창의적 지능, 사회적 능력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세계경제포럼과 옥스포드 연구진들은 비록 전문직에 대한 미래 고용수요가 안정적일지라도, 이런 직업에서조차 전문지식보다 창의력과 사회적 능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한다. 의료, 법률, 과학, 컴퓨터 프로그래밍 등 전문 기술 분야에서 인공지능이 더욱 활발히 도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에이트’에서 인용한 세 자료를 직접 두루 살펴본 결과, ‘에이트’가 예측한 것처럼 99.7%의 사람들이 설자리를 잃는 어두운 미래가 전부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산업혁명의 흐름에 따라 없어지는 수의 직업만큼 또 다시 새로운 직업들이 생길 것이다. 그러나 ‘에이트’가 주장한 것처럼 인공지능은 많은 면에서 인간의 능력을 벌써 앞질렀으며, 우리는 곧 많은 직업과 업무들이 컴퓨터에 의해 대체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저임금 직업 뿐만이 아니라 전문직의 업무 일부도 자동화 되고 있기에 특정 직업이 안전하다고 안심할 수 없다. 사람들은 인공지능이 산업 전반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함에 따라 새로운 직업을 찾거나, 새로운 역량을 갖춰야 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인간 고유의 창의력과 사회적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만이 직업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4차 산업혁명시대 한가운데 사회에 첫 발을 내딜 오늘의 아이들에게는 어릴 때부터 고도의 창의력과 사회적 능력을 길러주고, 10-20년 뒤 새로운 직업을 스스로 찾을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 필요하다. 세계경제포럼 IT, 전자 산업부문 총수 Derek O’Halloran이 말한 것처럼 “2012년에 가장 수요가 높았던 직업 10개 중 9개는 2003년도에 존재하지 조차 않았”기 때문이다. 오늘날 직업의 탄생과 소멸은 우리가 따라잡을 수 없는 빠른 속도로 이루어진다. ‘평생 직장’의 개념은 미래에 찾아보기가 힘들 것이며,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과 사회에 따라 사람들은 몇번의 커리어 전환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미래에 유효하지 않을 오늘의 정답을 주기보다, 예측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해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한다. 10-20년 뒤에는 어떤 세상이 펼쳐질지, 어떤 기회와 위기가 있을지, 어떤 과제가 있을지 질문하다보면 미래에 필요한 일(직업)이 무엇인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아이는 스스로 자신을 길을 찾게 될 것이다.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아이는 어떤 미래가 오던 자신의 창의력과 공감능력을 발휘해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고, 그렇게 세상이 필요로 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 


Photo by Andy Kelly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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