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베드서비스는 그냥 나 혼자 내뇌망상으로 만든 가상의 밴드다. 거기서 나는 항상 기타를 치고 있다. 노래도 만들고 작사도 한다. 그 밴드가 홍대의 작은 무대에서 연주하고 노래하는 날을 기다린다. 언젠가 실제로 팀을 모으고 노래를 만들어 공연을 하고 앨범을 내게 되는 그런 날들을 겁도 없이 꿈꿔본다. 그렇게 나는 22년 초 25살에 생전 접점도 없던 음악인의 길로 가겠다고 선언한다. 더 이상 내뇌망상을 망상으로 남겨두는 것도 지겹던 차였고, 당시에 내가 하고 있던 모든 것에 능력부족과 싫증을 몸소 체감하고 있었다. 그래 뭐 난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는 사회의 낙오자 그런 것이었다 이 말이야. 할 줄 아는 것도 제대로 하는 것도 하고자 하는 것도 없는, 생산성 없는 실업 청년 그런 거다.
음악을 배우기엔 늦었다면 늦은 나이지만 그냥 하기로 해버렸다. 솔직히 난 음악이 아니면 더 이상 내가 세상에서 할 게 없다고 느꼈다. 공부는 진즉 적성에 맞지 않았고, 회사라면 치를 떤다. 그렇다면 남는 건 기술직인데, 솔직히 이건 조금 땡기긴 했는데 좀 뒤로 미뤘다. 정 안되면 기술 배워서 몸으로 먹고살자 싶었다. 그전에 음악을 해보고 싶었다. 죽기 전에 만들어보자. 가슴이 뛰고 머리가 터져버릴 것 같은, 그 두근거리는 음악을 딱 한 번만이라도 좋으니 만들어보자.
그리고 어찌저찌 이가 없으니 잇몸으로 버티고 버티면서 어떻게든 만들고 있다. 이 글들은 앞으로 망할지 흥할지 모를 나의 내뇌망상 밴드 선베드서비스가 노래를 만들어나가는 작업일지이다. 솔직히 말하면 작업하고 음악공부하다가 너무 지쳐서 키보드라도 두드리게 됐다. 어찌됐든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