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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잠정폐쇄 Jan 06. 2019

언더커버 작가의 시나리오 완성기

내가 썼던 이야기 둘.

이야기 하나.


1988년 서울올림픽 개막 20일 전. 아테네에서 점화되어 제주도로 들어온 성화는 부산, 광주, 대구, 인천등을 거쳐 개막일인 9월 17일에 서울 잠실 주경기장으로 도착하는 일정으로 그 여정을 시작한다. 치안본부는 본 성화봉송에 문제가 없도록, 만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데. 그러던 9월 1일. 경상남도의 한 지역에서 성화를 봉송해야 할 주자가 갑자기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성화 봉송 생중계를 하루 앞두고 벌어진 일이었다.


그리고 치안본부 도민철 경장은 이경감의 지시로 실종된 성화봉송주자를 찾는데 파견된다. 생중계를 앞두고 많은 기자들이 포진되어 있는 이 때. 도민철은 그들의 눈을 피해 실종된 성화 봉송 주자를 찾아야 한다. 속속 더 많은 기자들이 이 곳에 몰려오고, 성황봉송주자의 실종을 알리없는 마을의 축제 분위기는 점점 절정으로 치닫고 있을 때, 비밀 수사를 진행하던 도민철은 자신이 커다란 함정에 빠졌음을 깨닫게 된다. 과연  도민철 경장과 이경감은 이 생방송이 시작되기 전에, 성황봉송주자를 무사히 구해낼 수 있을까.


초고까지 완성 된 작품 <손에 손잡고>의 내용이다.

관련 영상은, https://youtu.be/obnV5lsIr44





이야기 둘.


혹시 옥바라지 골목이라고 들어 본 적이 있는지. 옥바라지 골목은 서대문형무소 바로 맞은편에 위치해 있는 여인숙 골목으로, 형무소에 면회를 온 수감자의 가족들이 머물며 옥바라지를 해왔다고 해서 이름 붙혀진 골목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김구, 손병희 선생의 가족들도 이 곳에 머물렀다. 일제강점기에는 독립 운동가의 가족들이 그리고 유신시대때는 민주화 운동가의 가족들이 많이 머물렀다고 한다. 그리고 아쉽게도 이 곳은 2017년에 철거가 진행되어 현재는 그 흔적이 남아있지 않다.


이번 이야기는 이 옥바라지 골목에서 벌어진 이야기다.


1) 1975년 4월. 서울시 종로구 무악동. 최두호는 무악동 내 옥바라지 골목의 주민이자, 대학민국이 주목하는 마라톤 유망주이다. 1년 전인 74년 아시안게임이 출전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역사적 사건을 이유로 마라톤이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되지 않아 좌절했었고, 지금은 76년 몬트리올 올림픽을 위해 오늘도 열심히 노력중이다. 그런데 평가전을 며칠 앞 둔 어느 날, 이 골목에 찾아온 두 명의 손님들로 인하여 최두호의 인생은 완전히 달라지게 된다.


2) 박윤영과 구순분 그리고 구순분의 다섯살배기 아들인 송진태. 그들은 약 일년전 사형 판결을 받고 형무소에 수감되어 있는 남편의 최종 공판을 지켜보기 위해 옥바라지 골목으로 왔다. 지난 1심과 2심에서는 사형이 유지됐었다. 그리고 최종공판은 3일이 남았다. 여론 형성이 중요하다. 남은 3일 최선을 다해보자. 뒤집을 수 있다. 아직, 희망은 있다.


3) 국가는 형무소에 수감된 그들의 남편을 절대 용서할 수가 없다. 왜냐고? 다른곳도 아니고 대통령의 고향인 대구에서 이적행위를 했기 때문이다. 감히 빨갱이를 잡겠다고 대통령이 된 사람의 고향에서 이적행위를 해? 그래서 본보기로 매운 맛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대통령의 위신이 선다. 사실 그들이 어떤 노력을 하건 사형집행은 정해져 있다. 문제는 형이 집행되고 난 후였다. 행여 시신을 운구 받았을 때 시신에 있는 고문 흔적들을 가족들이 보게 놔두어서는 안된다. 그렇다면, 형 집행은 최대한 즉각적이고 신속하게 집행되어야 하고, 시신은 가족들에게 인계되기 전에 바로 탈취해서 화장까지 해야한다. 이런 신박한 일을 맡아줄 적임자? 두말 할 필요 있나. 그 두 여인네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 바로 안계장이다.


4) 안계장에겐 신념이 하나 있다. 사람은 매우 이기적인 동물이라는 것. 사람은 기본적인 이타심에 남을 위해 힘을 잠시 쏟을 수는 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결국 이기적으로 돌아서게 되어 있다. 그 어떤 누구도, 남을 위해 자신의 모든 인생을 걸지는 않는다. 특히 최두호처럼 하고 싶은게 분명한 사람일수록 더욱 그렇다. 안계장은 마치 사악한 뱀처럼 두호를 꼬드기기 시작한다. 두호 뿐만이 아니다. 결국 이 마을의 모든 사람들도 결국엔 그들에게 등을 돌리게 될 것이다. 아닐 것 같다고? 애석하지만, 이미 박윤영과 구순분의 고향 사람들은 그런식으로 모두 그들을 등졌다. 심지어 가족들까지 모두 등을 돌려버렸다. 사람 사는 곳은 여기나 거기나 다 똑같은 법이다. 이렇게 주변 사람들이 모두 떠나가버리면, 그들이 무얼 할 수 있겠는가.


5) 2017년. 영화의 시작이다.  어떤 할머니 한 분이 무악동으로 온다. 이 곳을 잘 알고 있는 듯한 그녀. 그녀가 이곳으로 온 이유는 무엇을까. 그리고 영화의 엔딩. 결국 그녀는 모든게 부숴진 이 옥바라지 골목에서, 다리를 잃고 마을을 떠나버린 두호의 서툰 진심과 마주하게 된다.


역시 초고까지 완성된 <무악동>의 내용이다.

관련 내용은,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cjculture_azit&logNo=221203507796



몇몇 영화사들과 계약과 관련된 논의는 조금 있었지만, 시대극이라는 제약 때문인지 아니면 시기가 적절치 않았는지 결국엔 빛을 보지 못하고 아직도 잠들어 있는 이야기들이다. 웹툰이나 웹소설로 바꿔서 독자들과 먼저 만나보는게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나 스스로가 살짝 지치기도 한 상태라. 일단은 보류하기로 한다.


그리고 이제 세번째 이야기를 시작한다. 동시에 새 아이템의 착상과정부터 캐릭터 발전, 플롯구성, 시높시스, 트리트먼트 그리고 초고까지의 모든 과정을 기록해보고자 한다. 중간중간 직장 생활을 하면서 글을 쓰는 것의 고충과 히스테리성 글들도 같이 기록할꺼다. 사장. 보고있나?


극작을 준비하는 사람들, 직장 생활을 하면서 또다른 꿈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 그리고 아직까지도 자신의 꿈을 위해 장거리 마라톤을 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과 나의 일상을 나눠보고 싶다.


과연 이 기록은 내 성공담이 될까 아니면 실패담이 될까. 어느 쪽으로 결론나건, 내게 상당히 유의미한 기록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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