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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비 Mar 05. 2024

로컬 스몰 비즈니스를  그로스해킹할 수 있을까?

로컬 스몰 비즈니스에 그로스해킹을 적용한 사례가 없는 이유

그런데 왜 아직까지 성공 사례가 없을까요?
아무리 마케팅을 잘해도 콘텐츠가 별로면 안되더라고요.
사진: Unsplash의Product School

 최근 예비창업자 대상 창업 지원사업 대면 발표를 하고 왔다. 창업 발표는 더 떨린다.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인사이트를 얻었다. 그중 한 심사위원 선배님께서 던진 질문을 곱씹어본다. "제안한 아이템은 사실 이전부터 많이 봐오던 유형이에요. 그런데 왜 아직까지 성공 사례가 없을까요?" 그렇다. 사실 로컬 스몰 비즈니스를 둘러싼 문제는 마케팅 솔루션만으로 해결하긴 어렵다. 마케팅 이슈만 해결하고자 하는 관점으로는 성공 사례라 부를만한 혁신을 만들 수 없다. 다른 질문도 돌아본다. "결국 장사가 잘되는 가게는 콘텐츠가 좋아야 해요. 아무리 마케팅을 잘해도 콘텐츠가 별로면 안되더라고요." 그렇다. 그래서 로컬 스몰 비즈니스 컨설팅을 병행하겠다고 답했다. 발표를 끝내고 아쉬움이 생겼다. '비즈니스 컨설팅'이라는 표현으로는 내가 가진 관점을 모두 전달하지는 못했다.


컨설팅 말고, 그로스해킹

 컨설팅은 '조언을 주는' 나아가 '솔루션을 제시'하는 과정이다. 다만 컨설팅의 한계는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변화를 만드는 행위보다 컨설턴트가 가진 지식과 경험을 잘 전달하고 보고하여 설득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래서 문제를 분석하고 설득의 논리를 쌓고 보고서를 만들고 프레젠테이션에 많은 공을 들인다. 그래서 추후 실행을 위한 충분한 비용이 없다면 말 뿐인 경우가 많다. 말로 설득되고 이해되었다고 갑자기 비즈니스 역량이 생기지는 않는다. 아무리 좋은 계획도 온전히 이해하고, 수행할 수 없다면 한계가 있다.


 그래서 아쉬움이 남았다. 나는 로컬 스몰 비즈니스와 고객에게 가치 있는 상품/서비스를 제안하고(Product-Market Fit) 분명하게 성장할 수 있는 마케팅 아이디어(Leverage)를 실현하는 솔루션과 시스템(Funnel)을 제공하겠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즉, 그들을 그로스해킹하겠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이번에 제안한 사업 계획은 실제로 이러한 부분들을 염두하고 세웠다.


왜 지금까지 로컬 스몰 비즈니스에는 그로스해킹을 적용하지 않았을까?

 그로스해킹은 PM, 엔지니어, 마케터, 데이터 분석가, 디자이너로 구성된  그로스팀을 구성할 수 있는 소수 스타트업에서만 적용하고 있는 비즈니스 방법론이다. 적어도 나는 스몰 비즈니스에 그로스해킹을 적용하고 성과를 만들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 없다. 왜일까?


 첫째, 그로스해킹은 스타트업이 제품을 개발하고 시장에 소개된 비즈니스를 빠르게 '성장'시키기 위해 고안되었다. IT 등 스타트업은 빠르게 성장하는 J-커브를 그리기 위해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를 모아 비즈니스 성장에 특화된 그로스팀을 꾸린다. 스몰 비즈니스가 많은 자원을 들여 전문가로 이뤄진 팀을 꾸리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


 둘째, 지금까지 스몰 비즈니스는 생계 수단이었다. 대부분 어느 정도 자리 잡고 안정화되면 더 이상 성장하기보다 안정적으로 유지하기를 택했다. 장사가 잘되면 확장하고, 지점을 내고 프랜차이즈가 되기도 하지만 대다수 소상공인은 먹고사는 방법으로 장사를 계속한다. 스몰 비즈니스 사장님들은 먹고사는 생계 비용을 마케팅에 투자할 동력도, 이유도, 경험도 없다. 또 주변 사장님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용기 내서 마케팅 업체에 돈 써서 맡겼는데 큰 효과를 체감하지 못한 경험도 많다.


 셋째, 스몰 비즈니스는 식음료, 서비스, 유통 등 비즈니스 콘텐츠와 서비스 운영에 역량이 특화되어 있다. 그 외 비즈니스 영역에 대해서는 대부분이 잘 모른다. 그래서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전략은 독보적인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아니었을까? 그로스해킹은 스몰 비즈니스 역량과 너무 동떨어져있다.


로컬 스몰 비즈니스를 그로스해킹할 수 있을까?

 앞선 글에서 밝힌 것처럼 스몰 비즈니스는 생계 수단을 넘어 새로운 형태의 산업 영역이 되고 있다. IT기업만큼 빠르게 성장할 수는 없지만, 로컬 크리에이터를 중심으로 새로운 산업을 구상하고 있다. 또 상권관리기업 혹은 지역관리회사를 중심으로 작지만 확실하게 성장해 나가는 새로운 창업 생태계를 구상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로컬에 맞는 새로운 투자 방식도 고민하고 있는 실정이다.


 즉, 앞선 이유들은 소위 로컬 산업 규모가 커지면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 로컬 스몰 비즈니스도 빠른 성장을 고민하고 생계 수단을 넘어 산업의 영역이 된다. 로컬에 기회가 생기고 전문가들이 모이면 또 다른 비즈니스 생태계가 구성될 수 있다. 생태계가 구성되기 시작한 지금이 비즈니스 기회이다. 로컬 스몰 비즈니스를 그로스해킹하려는 시도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는 로컬 스몰 비즈니스를 그로스해킹할 수 있을까?

사진: Unsplash의Felicia Buitenwer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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