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곡의 한음 한음이 너무 아름답게 느껴진 적이 있었다. 저 한음 또는 저 멜로디를 만드는데 아마도 창작의 고통과 이야기가 있었지 모를 텐데, 그 결실은 이렇게 아름답게 다가온다.
나의 일분 일초도 피아노 한음과 같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체에서 한음으로, 한음에서 전체로.
피아노 한음의 아름다운 소리 처럼
나의 일분 일초는
잠시 멈춘 순간,
아름답게 공명하기를.
한 음의 떨림이 삶이 되고
전체 속에 빛나는 순간이길.
하루, 한 분기, 한 학기, 일년, 10년. 이렇게 구획화된 단위 내에서 체감하는 시간의 속도는 비슷하다.
처음에 신선하고, 중간은 지루하고, 마지막은 언제 이렇게 됐지 하는 순간 빠른 속도로 사라진다.
분기 말, 연말, 매 10년 말, 그리고 죽음 앞에서 빠르게 사라지는 시간을 흐르는 물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기꺼이 보내주려면 중간에 지루하고 느린 시간들이야 말로 한음 한음에 충실할 수 있는 여유가 있는 소중한 시간이겠다.
내 삶의 멜로디를 구성할 한 음을 작곡한다는 마음으로 오늘 하루를 시작해 본다.
순간의 공명이 삶이 되고, 전체 속에 아름다운 기억이 될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