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이스맨 Apr 03. 2018

Ⅰ. 취업 이야기_41

#41. 취업? 나에 대한 오해 or 자신만의 착각

#41. 취업? 나에 대한 오해 or 자신만의 착각

많은 이들은 자신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대표적인 증거가 바로 자기소개이다. 물론 자기소개를 멋지게 하려고 고민하다 보니 그럴 수도 있겠지만, 의외로 자신에 대해 잘 모른다. 그 이유는 평소 자신에 대한 객관적이고, 냉철한 파악이 안되어 있으며, 또한 자신을 한마디로 표현할 준비가 덜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자기자신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이가 바로 본인이라 믿고 있으며, 자신의 진로 또는 미래와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는 거의 맹목적인 확신을 갖고 있다. 그러나 자격시험이나 취업 등 그들 자신에 대해 객관적인 평가가 발생하는 경우에 그들 자신에 대한 정확한 평가로 인해 크게 낙담하거나 심지어 현 사회자체를 부정, 비난하기까지 한다. 


더구나 취업과 관련된 경우 그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보통 한해 10대그룹과 은행권 소위 말하는 잘 나가는 기업의 채용인원은 대략 2만명 내외이다. 하지만 취업준비생 수는 얼마인가? 수십만이다. 대충 보아도 경쟁률이 20~30 : 1 이라는 숫자가 바로 나온다. 즉, 잘나가는 기업들은 취준생들을 모두 채용할 수 없다는 점이다. 결국 그들 각 기업의 기준에 따라 수 많은 지원자 중에서 선발 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이러한 수급 불균형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 모른다. 하지만 취업시장에서라면 말이 달라진다. 정치가 개입되고, 이성이 마비되며, 누군가에게 온갖 비난이 쏟아진다. 물론 크고, 보다 많은 보수, 처우가 좋은 대기업을 가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일지 모른다. 하지만 자신에 그 대상에 포함되지 못했다 하여 실상과 달리 색안경을 끼고 바라볼 필요는 없다.


채용 업무를 진행하면서 담당자들끼리 흔히 하는 말이 있다. “어! 붙을 만 하네” 또는 “ 당연히 떨어지지” 무슨 말이냐 하면 입사서류를 검토하다 보면 상당수의 인원에 대해 합격 유무를 예측할 수 있다. 취준생들이 가고 싶은 기업은 대체적으로 경쟁률이 높다. 우수한 역량을 보유한 지원자들이 많이 지원할 확률 또한 높다. 그리고 이러한 지원자들에 대한 검증 또한 상대적으로 까다롭고 철저한 편이다.

보통 탈락자에게 탈락사유를 물어보면 자신이 역량 미달을 인정하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이가 남의 탓으로 돌린다. 채용 시스템 문제, 채용 비리, 면접관의 태도, 지역 및 출신학교 등의 차별 등등 바로 취업에 있어 정치가 개입되고, 이성이 마비되며, 희생양이 필요로 하는 경우이다. 마치 일부의 문제를 전체인 것처럼 호도 된다. 이를 냉철하고, 정확히 바라보아야 할 정부와 언론은 한술 더 뜬다. 사회 전체적을 불신만이 팽배해진다.


불합격자의 경우 상당수가 기업의 채용 담당자들 또는 면접관이 자신의 진정한 역량을 몰라주고 오해를 하고 있다고 믿는다. 그러한 믿음은 근거 없는 자신감이다. 예전 대학에서 있었던 일이다. 기업현장에서 전혀 쓸모 없는 자격증을 보유한 이가 있었다. 면담을 통해 해당 자격증이 별 소용이 없으며, 보유역량을 고려 시 그가 지원하는 기업은 어렵다는 결론이 나왔다. 하지만 이 친구의 경우 자신이 보유한 자격증에 대한 믿음이 너무나 확고 했다. 당연히 해당 기업의 서류전형에서 탈락했지만 그 이후에도 자신의 역량을 과대평가하며, 기업 관계자들이 자신의 역량을 몰라준다고 생각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취업에 성공 하려면 자기 자신과 보유역량에 대해 객관적이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대학 입시를 앞두고선 자신의 실력에 따라 해당 학교로 진학하는 것을 당연히 여기는데, 취업에 있어서는 그렇지 않다. 자신이 원하는 대기업에 가지 못하는 것을 자신의 역량과 실력 탓을 하기에 앞서 사회 불평등, 차별, 갑질, 횡포 등 남의 탓 하기에 바쁘다. 이렇게 된 것의 가장 큰 책임은 정부와 언론이다. 그들의 표, 지지도, 시청률 등을 위해 눈을 감고, 양심을 저버렸다. 진실임에도 이를 외면하고 달콤한 말만 했다. 쓴 소리는 아예 엄두도 못 내었다. 


채용에 있어 기업의 기준은 생각보다 엄격하다. 엄격하다 하여 취준생들이 생각하듯이 무조건인 고스펙만이 합격의 비결 또한 아니다. 스펙이 높다고 반드시 역량이 높은 것만도 아니다. 친구들끼리 합격자 스펙을 비교하는 일은 흔한 일이다. 그러다 보면 전체적인 스펙이 자신보다 낮음에도 합격한 이가 있으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합격하느냐고 하소연 하면서 엄청난 문제와 비리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 적도 있을 것이다. 이는 취준생들이 기업의 채용업무에 대해 잘 모르기 떄문에 발생한 일이다. 이는 정부와 언론도 마찬가지이다. 이런 생각을 하는 이들은 대체로 점수가 높으면 합격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기업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점수가 높다고 반드시 역량이 높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지난 수십년 동안 경험하고, 검증해 왔다. 


이 글을 통해 정부와 언론에게 부탁하고자 한다. 제발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취업문제를 무기로 삼지 말기 바란다. 또한 취업 문제에 대해서는 열번이고 백번이고 심사 숙고해서 말하기 바란다. 그리고 취준생들에게 당부한다. 취업문제으로 인한 상실감과 어려움은 이해하지만 이를 남의 탓으로만 돌리지 않기를 바란다. 얼마 전 예전 직장 부하직원과의 만남에서 들은 말이다. “아직도 취업이 그다지 어렵지 않나 봐요. 우리도 꽤 괜찮은 중견기업인데 아에 지원이 없어요” 남이 나에 대한 오해를 한다는 생각 전에 우리가 자신을 과대평가 하거나 착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냉정히 되돌아 봐야 한다. 대학입시도 경우에 따라서는 여러 방법을 통해 재 도전 할 수 있다. 취업도 마찬가지 이다. 오늘 본인이 원하는 기업을 가지 못한다고 해서 영원히 갈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목표를 향해 갈 때 최단거리 보다는 돌아가는 지혜도 필요한 법이다. 

작가의 이전글 Ⅰ. 취업 이야기_40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