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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쩨리 Aug 28. 2022

넷플릭스 <서울대작전> 후기 - 뭐 하나 건진 게 없다

아디다스 광고거나 코카콜라 광고거나 에어조던 광고거나

*스포일러를 주의하세요

8월 26일 넷플릭스에 <서울대작전(Seoul Vibe)>가 공개됐다. 좋아하는 배우가 나와서 공개되자마자 달려가서 본 후기. 아직 안 보셨거나 스포일러가 싫으신 분들은 뒤로가기하세요!


넷플릭스의 <서울대작전> 후기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어느것 하나도 제대로 못 건졌다' 이다. 넷플릭스 <서울대작전>은 3가지를 노렸다. 응답하라 1988같은 80년대에 대한 향수, 배경음악, 그리고 카 체이싱 액션이 그것이다. 하지만 이 3개중 그 어느것도 제대로 못 건졌다.



너무 아쉬운 1988년 배경


넷플릭스의 <서울대작전>은 88올림픽이 딱 열리기 직전의 1988년 서울을 배경으로 한다. 아직도 여전한 레트로 열풍을 타고 1988년이라는 아주 핫한 시대적 배경을 무기로 내세웠다. 그러나 넷플릭스 <서울대작전>은 전혀 1988년의 향수를 불러일으키지 못한다.


<서울대작전>은 배경이 굳이 1988년일 필요가 없는 영화다. 1988년이라는 시대적 배경은 올드카와 주인공 일당의 패션을 통해 향수를 불러일으키기 위함이다. 1988년이라는 무기를 가졌으면 향수를 제대로 불러일으켜야 한다.


하지만 넷플릭스 오리지널 <서울대작전>은 거기에 완전 실패했다. 물론 주인공들이 88년 핫한 아이템을 차고 나오고 올드카가 나오며 1988년에 있을 법한 소품이 등장한다. 그러나 영화의 톤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이는 패션, 아주 작은 소품들 따위로 1988년을 흉내만 냈기 때문이다. 특히 동욱네 패거리 아지트에 일부러 1988년 소품들을 모아서 쫙 보여주는데 솔직히 1988년에 대한 생각이 나는 게 아니라 그냥 인테리어 소품같다.


응답하라 1988의 성공은 단순히 소품의 나열이 아니라 그 시대의 감성과 문화까지 담아냈다는데에 있다. 그러나 넷플릭스 <서울대작전>은 아주 게으르게 1988년을 흉내만 냈다. 아디다스 슈퍼스타만 나오면 1988년 향수가 생길까? 조던이 나오면 생길까?


레트로 배경이 잘될 것 같으니까, 응답하라 1988이후 88올림픽 소품들과 레트로 소품들이 주목받기 시작하자 그렇게 될 것 같으니까 그냥 고른 느낌을 받았다. 그걸 노리고 택했다면 제대로 공략을 했어야 했는데 성공한 아이템을 흉내만 낸 것 같아서 오히려 몰입을 방해했다.




너무 구린 카체이싱 액션


넷플릭스 <서울대작전>의 메인은 바로 '카체이싱 액션'이다. 첩보 영화도 아니고 '카체이싱'이 거의 전부고 홍보도 1988년 향수와 카체이싱 액션에 초점을 맞췄다. 그래서 개연성이 다소 떨어져도 카체이싱 장면에서 충분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이 영화를 볼 원동력을 제공한다면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넷플릭스 <서울대작전>은 카 체이싱 액션이 메인인 영화에서 카체이싱 액션을 너무나도 게으르게 연출한다.


인상쓰는 유아인 얼굴, 악셀과 브레이크를 긴박하게 밟는 아디다스 슈퍼스타, 그리고 끼기긱 하는 소리의 무한 반복이 <서울대작전> 카체이싱 액션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카 체이싱 액션 장면이 비교적 촬영하기 힘들다. 도로도 통제해야하고, NG가 나면 재촬영도 힘든 게 카체이싱 액션이다. 하지만 카 체이싱 액션을 내세울 영화였다면, 그런 걸 감수하고 제대로 담아내거나 연출했어야 한다. <베이비 드라이버>를 어줍잖게 베껴와서 짜증까지 날 정도다. 도로 위를 찍는 장면도 전혀 긴박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걸 배경음악으로 커버할려고 하지만 음악이 긴박하다고 없는 긴박함이 만들어지진 않는다.


게다가 CG도 구려서 영화 후반부 동욱(유아인)의 차가 뒤집어지고 하는 장면은 배틀그라운드 게임 장면을 플레이했나? 싶을 정도였다. 카체이싱 액션이라고 하면 으레 관객이 기대하는 게 있는데 그런 장면은 하나도 없고 그냥 지루했다.



영화의 톤에 녹아들지 않는 배경음악


감독님은 <베이비 드라이버>를 정말 감명깊게 보신 것 같다. <베이비 드라이버>는 개연성이 아주 뛰어난 영화도 아니고, 스토리가 신박한 영화도 아니다. 음악이 아주 찰지고 화려한 카체이싱 액션과 더불어 영화의 색을 더했기 때문에 주목받은 영화다. <서울대작전>도 그걸 노린 듯하다. 우삼(고경표)의 캐릭터가 음악을 담당하는데, 믹스테잎을 만들고 음악적 취향이 뚜렷한 것이 <베이비 드라이버>의 주인공을 베껴온 듯한 느낌을 받았다.


<베이비 드라이버>처럼 하고 싶으면 음악이 기억에 남아야 한다. 영화 끝나고 찾아보게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기억에 남는 노래가 한 곡도 없다. 뭔가 <베이비 드라이버>같은 연출을 노린 건 다분히 느껴지는데 기억에 남는 노래는 하나도 없다. 베낄거면 제대로 기깔나게 베끼던지, 아예 베끼지를 말던지 어줍잖게 흉내만 내니까 참 아쉬웠다.



도저히 설명불가능한 캐릭터, 아쉬운 연기력


카 체이싱 액션을 메인으로 내세운 영화니까 그 원동력만 강력하다면 개연성이나 캐릭터성은 사실 크게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넷플릭스 <서울대작전>은 해도 너무 했다. 동욱네 패거리는 왜 이렇게 뭉쳐다니는지에 대한 설명은 하나도 없고 동욱은 '꿈때문에 미국 가고 싶은 거다'라고 해놓고는 그 꿈이 뭔지 초반 포스터 하나로만 설명을 끝낸다


복남(이규형)과 준기(옹성우)는 능력이 드러나지 않다 보니 마치 덤앤 더머 같아서 이 패거리에 왜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윤희도 마찬가지다. 요거 쓸려고 나무위키에서 등장인물 설명 보고 복남은 서울지리에 빠삭하다는 걸, 준기는 나름 차를 잘 고친다는 걸, 윤희가 변신의 귀재라는 걸 알았다.


특히 송민호가 연기한 갈치는 최악이다. 왜 동욱에게 반감을 가지고 있는지 단 하나도 설명이 되지 않는다. 거기에 송민호가 워낙 오바해서 연기하다보니 그냥 바보처럼 보이고 매력도 없다. 캐릭터 설정이 붕괴된 게 아니라, 아예 캐릭터가 설정되지 조차 않은 게 <서울대작전>이다. 여기에 몇몇 배우의 어색한 연기가 몰입을 더 방해한다.


더 중요한 것은 넷플릭스 <서울대작전>의 중심을 이끌어가는 게 바로 안 검사(오정세)의 VIP비자금 조사인데, 안 검사가 왜 비자금을 조사하고 싶어하는지 설명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몰입도도 깨고, 동욱네 패거리와 안 검사 사이에 갑자기 생기는 유대감도 전혀 이해되지 않는다.




도저히 연결되지 않는 화면들


넷플릭스 <서울대작전>이 보는 내내 거슬리는 이유 중 하나는 화면간 연결성도 아주 아주 아주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 장면이 왜 나오는지는 그 전에 나온 장면들로 설명이 되어야 한다. 그렇지만 넷플릭스 <서울대작전>은 감독이 '우와 이런 화면 있음 멋지겠지?' 라고 생각한 화면을 나열만 해놨다. 그냥 나열만 해놔서 연결성이 없다. 그러다보니 <서울대작전>은 영화를 보는 게 아니라 2시간짜리 광고를 연속으로 보는 것 같다. 그만큼 화면 간 연출과 연결성이 떨어집니다.


그냥 감독이 어디서 보고 '우와, 이 화면 멋진데? 나도 이렇게 만들고 싶다'라고 생각한 장면을 여기저기 생각없이 게으르게 배치했다. 그러니까 영화 내내 캐리턱들도 붕 떠있고, 1988년 향수는 불러일으키지도 못하고, 구린 액션은 더 구리게 보인다. 아니 그냥 광고를 찍으시지.. 



넷플릭스 <서울대작전>을 보고 내가 내린 결론은 '아디다스 광고거나, 코카콜라 광고거나, 에어조던 광고다'였다. 솔직히 유아인 무신사 광고 2시간 짜리 버전이라고 해도 믿었을 것이다.


한줄평 : ����� 0.5/5
감독이 만들고 싶은 화면을 고민없이 나열만 해놓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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