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같은 비주얼의 애플 TV 애니메이션
※ 리뷰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애플 TV의 애니메이션이 궁금하던 때, 애플 TV <럭(Luck)>이 드디어 공개됐다. 픽사나 디즈니가 만들법한 애니메이션이었는데, 애플 TV에서 이런 종류의 애니메이션도 제작할 수 있다는 것이 매우 흥미로운 포인트였다. 거두절미하고 리뷰 시작!
애플TV <럭(Luck)>은 얼핏 보면 애플 TV에서 만든 것 같지 않다. 픽사 재질이다. 인간 세상을 돌아가게 하는 행운과 불운이 어떻게 생성되는지 보여주는 것도 그렇고 귀여운 동물 캐릭터가 등장하는 것도 그렇고 행운과 불운의 세계 비주얼도 그렇다.
그리고 애플 TV <럭(Luck)>이 전하는 메세지도 굉장히 디즈니스럽다! 애플 TV에서 드디어 가족끼리 볼만한 애니메이션이 나온 게 아닐까. 귀여운 고양이 캐릭터 '밥'과 깜찍한 레프러콘들, 미친 귀여움을 가진 토끼들, 우아한 매력을 갖춘 용, 심지어 루트와 고블린들까지 애플 TV <럭(Luck)>에서는 인간을 제외하면 모든 생물체들이 귀여우면서 예쁜 매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보는' 맛이 있다.
애플 TV <럭(Luck)>은 메세지가 분명하다. "불운도 행운도 우리 인생에 필요하다." 이렇게 한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다. 행운은 행운 나름대로 우리 인생에 희망을 품게 만들어주고 기쁨을 주기 때문에 필요하고 불운은 잠깐 슬픔과 좌절을 주더라도 우리 인생에 새로운 관점을 주기 때문에 필요하다는 것. 또한 행운과 불운은 손등과 손바닥 구조처럼 항상 붙어다니기도 한다는 메세지도 담고 있다.
이런 메세지는 행운과 불운의 세계 구조에서도 드러난다. 다른 세계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위아래로 붙어 있으며 행운의 세계가 불운의 알갱이를 두려워할 뿐 실제로는 서로의 세계를 아주 쉽게 넘나들 수 있다는 데에서 알 수 있다.
이는 행운의 세계에 사는 제프에게 생긴 일에서도 알 수 있다. 제프는 불운 알갱이들로 꽉막힌 통로를 뚫다 불운의 알갱이를 온통 뒤집어쓰는 바람에 불운으로 가득한 일상을 보내게 된다. 하지만 용이 제프가 불운의 삶을 벗어나도록 도와주고, 그런 과정에서 둘은 운명의 사랑을 하게 된다 이런 게 바로 '새옹지마'아닐까 ㅎㅎ
이런 메세지는 행운의 세계에 사는 존재들과 불운의 세계에 사는 존재들의 극명히 대비되는 태도에서 확실히 드러난다. 행운의 세계에 사는 존재들은 '불운의 알갱이'에 엄청난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이 알갱이가 조금만 있어도 행운을 생산하는 공정이 멈출 수 있다는 것. 행운의 세계는 항상 모든 일이 잘 흘러가니까 조금만 일이 틀어져도 면역이 되어 있지 않으니 두려워하는 게 당연한 게 아닐까.
불운의 세계에 사는 고블린과 루트들은 불운에 대한 태도는 행운의 세계에 사는 이들과 완전히 다르다. 그들이 사는 불운의 세계는 불운이 '불운'이라기보다 일상에 가깝다. 그래서 그들은 불운이 생길 때마다 오히려 아무렇지 않게 해결한다. 부러진 의자에 테이프를 붙여서 앉고, 선반이 무너지면 그냥 고치고, 잔이 깨지니까 항상 칵테일 두잔을 만들어 놓는 등 불운에 대해 그렇게 깊이 받아들이지 않으며 오히려 새로운 관점으로 보기도 한다.
결국 애플TV <럭(Luck)>이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는 아주 분명하다. 불운과 행운은 인생에 같이 존재해야하며, 불운과 행운은 항상 같이 다니므로 불운에 너무 좌절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메세지는 메시지고 애플 TV <럭(Luck)>은 아쉬운 점이 많다. 애플 TV <럭>의 가장 큰 단점은 바로 매력없는 주인공이다. 외적인 모습을 말하는 게 아니다. 주인공의 행동이 문제다. 샘이 선택하는 행동들이 민폐를 끼치다보니 보는 시청자 입장에서는 이 주인공에 이입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러다보니 주인공의 스토리나 감정에 공감하기 힘들다. 메세지를 전달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었다고 하기엔 개연성이 부족하다. 이렇게 이해가지 않는 주인공의 행동들이 애플 TV <럭(Luck)>의 매력을 반감시킨다.
애플 TV <럭>의 메세지는 아주 뚜렷하다. <럭>이 얘기하고자 하는 건 불행과 행복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다불운과 행운에 대한 것이다. 둘은 엄연히 다르다. 불행과 행복은 불운과 행운보다 훨씬 무거운 주제다. 특히 우리가 함부로 '불행도 인생에 필요하다'라고 말하기엔 불행은 너무 심오한 주제다. 그러나 애플 TV <럭(Luck)>은 행운과 행복, 불불운과 불행을 착각하기 쉽게 만들어 놓았다.
그래서 누군가는 애플 TV <럭>을 보며 불행이 왜 인생에 필요하느냐, 불행을 겪어보았느냐 이런 식으로 반감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애플 TV <럭(Luck)>이 말하고자 하는 건 그런 근본적인 것 보다는 '빵의 쨈 바른 부분이 바닥에 떨어지는 것' 정도의 불운이다. 불행과는 엄연히 다르다.
그건 불운의 세계에서 나오는 존재들과 애플 TV <럭(Luck)>에서 보여주는 예시들로 알 수 있다. 하지만 그냥 보다보면 불행과 불운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아서 얼핏보면 불행 자체를 너무 가볍게 여기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이는 애플 TV <럭(Luck)>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관객이 잘못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영화가 신경써서 전달했어야 하는 부분이다. 이 부분이 개인적으로 매우 아쉬웠다.
애플 TV <럭(Luck)>은 주말에 가족끼리 툭, 보기 좋다. 주인공을 제외하면 다른 캐릭터들도 너무 매력적이고 비주얼도 멋지고 전달하려는 메세지도 건강하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좀 큰 영화였다. 리뷰끝!
한줄평 : (2.5/5)
그냥 주말에 가족끼리 보기에 재밌는 애니메이션. 아쉬운 점이 좀 남는다.